[이 아침의 시] 당분간 / 최승자

서대선 | 기사입력 2020/02/17 [08:41]

[이 아침의 시] 당분간 / 최승자

서대선 | 입력 : 2020/02/17 [08:41]

당분간

 

당분간 강물은 여전히 깊이깊이 흐를 것이다

당분간 푸른 들판은 여전히 바람에 나부끼고 있을

것이다

당분간 사람들은 각자 잘 살아 있을 것이다

당분간 해도 달도 날마다 뜨고 질 것이다

하늘은 하늘은

이라고 묻는 내 생애도

당분간 편안하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 하루살이(one day fly)에게 “당분간”이란 이삼일을 넘지 않는 시간일 것이고, 2500여년의 수명을 가진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에게 “당분간”이란 2500년을 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인 우리 각자에게 허용된 “당분간”이란 시간의 길이는 얼마일까? 

 

“당분간”이란 말 속에는 ‘유예(猶豫)’라는 의미가 내포 되어 있다. 지상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당분간” 집행이 유예된 시간이다. 최 시인은 우리가 삶을 다하기 전까지 “당분간” 이지만 “깊이깊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 볼 수 있으며, “푸른 들판”에 부는 “바람”도 느낄 수 있고, “해도 달도 날마다 뜨고 지는”것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만이라도 "각자 잘 살아 있“기를 바라며 그 기간이 다 할 때까지 “편안하게 흔들리”겠다고 한다.  

 

지상에서의 시간이 우리에게 “당분간” 유예된 시간일 뿐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지금 여기’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것이다. 지상에서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가치는 달라진다. 우리는 ‘연륜(年輪)이 아니라 행적(行績)으로’ 살아야 하리라.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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