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 엿보기-5] 잠룡들의 ‘정치1번지’ 종로구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2/11 [16:22]

[2020총선 엿보기-5] 잠룡들의 ‘정치1번지’ 종로구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2/11 [16:22]

4월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현재 서울 내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지역구는 ‘정치1번지’ 종로구다. 

 

종로는 정치1번지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굵직굵직한 정치인들이 거쳐간 곳이다. 윤보선‧노무현‧이명박까지 3명의 대통령이 종로에서 배출됐으며 총선 시즌이 올 때마다 정몽준‧오세훈‧손학규‧임종석 등 당대에 화제를 모은 정치인들이 한번씩 탐을 냈던 노른자 땅이다. 

 

지금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거쳐 국무총리로 임명된 정세균 의원이 해당 지역구를 지키고 있지만,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곳에 출마선언을 하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뒤이어 출마하고 나서면서 이번 4월 총선은 ‘전직 국무총리들의 정면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대선으로 향하는 ‘보증수표’가 될 수도 있는 정치1번지 종로구는 누가 가져가게 될까. 

 

  © 문화저널21

 

윤보선·노무현·이명박…대통령 3人 배출한 종로

정치1번지 종로, 때마다 거물급 정치인들 눈독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종로구는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한마디로 ‘잠룡들의 지역구’라고 말할 수 있다. 

 

종로구는 과거 3·4·5대 총선에서 윤보선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한국당 소속으로 41.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하지만 그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1998년 진행된 재보궐 선거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54.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종로구를 버리고 험지인 부산 북구‧강서구로 향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던 한나라당 소속 정인봉 전 의원이 종로구를 꿰차게 됐다.  

 

하지만 정인봉 전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2002년 재보궐선거에서 같은 당 소속의 박진 전 의원이 종로구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어진 17대 총선에서 박진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와 종로구청장을 역임했던 새천년민주당 정흥진 후보를 꺾고 42.8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위와의 득표율차는 6.7%p 였다. 18대 총선에서는 박 전 의원이 통합민주당 소속의 손학규 후보를 상대로 경합해 3.67%p 차이로 간신히 승리를 거머쥐었다. 

 

2012년 19대 총선부터는 현 국무총리인 정세균 총리가 줄곧 지역구를 차지해왔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해 52.27%로 가뿐히 승리한 정 총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를 득표율 12.88%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당시 오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나고 새누리당 지도부의 요청을 받아 종로구에 험지출마를 선언했었지만, 정 총리의 벽을 넘어서진 못했다. 오세훈 후보를 꺾은 정 총리는 기세를 몰아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정세균‧이낙연의 종로 ‘바통터치’ 이뤄지나

황교안도 종로 출마선언 했지만 약세 뚜렷해

여론조사서 이낙연 54.7%, 황교안 34.0% 

 

다가오는 4월 21대 총선은 어떨까. 현재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있다. 먼저 출마선언을 했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보수결집을 위해 출마를 포기했다. 

 

종로구에서 이낙연과 황교안, 두 정치인이 정면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종로구 선거판은 ‘총리더비’가 됐다.

 

이낙연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있으면서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라는 기록을 세운 인물이고, 황교안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있다가 박근혜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인물이다. 두 전직 국무총리들의 대결로 벌써부터 종로의 선거판세가 뜨겁게 달아오른 모습이다.

 

하지만 쏠린 관심과는 달리 이미 결과는 예정돼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 대표가 종로출마를 선언한 뒤, 처음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54.7%, 황교안 대표는 34.0%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0일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7일과 8일 이틀간에 걸쳐 성인남녀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선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으며 두 후보간 격차는 20.7%p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확장성 측면에서 황 대표보다 이 전 총리가 훨씬 우세했다. 이낙연 전 총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전 연령층에서 절반이 넘었고 보수성향이 나타나는 60대 이상에서도 48%의 지지를 받은 반면, 황 대표는 60대 이상에서 40%를 얻었을 뿐이다. 

 

총선의 향배를 가르는 중도층에서도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도가 57.5%로 황교안 대표(34.2%)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이낙연 전 총리가 종로구에서 당선된다면 종로구를 지키던 정세균 총리에게 국무총리직을 넘겨주고, 정세균 총리의 빈자리를 이 전 총리가 채워 종로구를 받는 ‘바통터치’ 같은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경우, 종로에서 패배하고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이 패배하면 정치적 은퇴에 버금가는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리더십 문제가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종로 패배가 쐐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보수통합이 진행되고 있고 종로가 중도층이 많은데다가 역대 총선결과에서 보수층이 우세했기 때문에 막상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거물급 정치인이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최종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이번에 당선되는 이에게 종로구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대선으로 가는 지름길이 돼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스토마토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7일과 8일 사이 종로구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 조사는 ARS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 7.0%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 수준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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