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1984>의 ‘빅브라더’가 알파고와 양자컴퓨터?

김효린 청소년 기자 | 기사입력 2020/01/29 [14:05]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1984>의 ‘빅브라더’가 알파고와 양자컴퓨터?

김효린 청소년 기자 | 입력 : 2020/01/29 [14:05]
  •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알고리즘들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의 오래된 저서 <1984>는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파멸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조지 오웰은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 작가이자 언론인이라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1984>는 우리 부모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책이어서 오랜만에 부모님과 부담 없는 대화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1984>를 읽게 된 이유는 오래 전부터 워낙 인기가 좋은 추천서이기도 하고, 소설이라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책 속의 빅브라더의 존재가 알파고나 양자컴퓨터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는 것 같아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1984>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바로 이전에 내가 몰입해있던 유발 하라리와 감정선이 묘하게 겹쳐졌다. <1984>도 어떻게 보면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글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4>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오세아니아라는 나라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모든 것을 동원하여 사람들의 사생활을 철저히 감시하고 사상마저 통제하기 위해 사실을 날조하고 행동과 생각을 모두 속박한다. 

 

인간의 모든 것을 다 통제시스템 아래 두는, 몸과 생각, 욕구까지도 지배하는 이 나라의 전체주의는 마치 우리의 욕구와 생각을 파악하여 우리보다 먼저 욕구를 찾아내는 것을 넘어 이제 인간의 욕구를 정해준다고까지 할 수 있는 AI의 알고리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이것은 알고리즘과 비슷한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 중 하나일 것이다. 정부의 선전활동 또한 알고리즘에 속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책은 유발 하라리 관련 수업을 듣기 전에 읽기 시작해서 알고리즘에 대해 발표한 날 읽기를 마쳤는데, 발표 준비를 할 때 알고리즘이 어떤 것인지 다시 돌아보면서 한 번 더 읽게 된 책이다. 

 

이전과는 다른 정보, 알고리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상태에서 다시 읽어보면서 느낀 점은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였다. 무엇을 얼마나 알고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의미도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1984>의 주인공은 극도로 통제된 상황에 반발하고 저항하지만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게 체포되고 결국 당국이 원하는 무기력한 인간이 된다. 

 

모든 것이 통제된 사회에 산다는 것 자체가 이미 끔찍하지만, 통제 사회를 만들어내는 세력은 더욱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이 모든 것이 알고리즘이라는 범위 안에 속한다고 생각하니 복잡한 현실의 다른 알고리즘들도 더욱 경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1984> 자체는 빅브라더를 내세운 전체주의를 고발한 내용이지만 그 매개가 되는 컴퓨터, AI 등은 현대와 미래를 꿰뚫는 현실 과학이기에 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면, 그리하여 인간을 옥죄거나 인간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될 새로운 알고리즘은 분명 두려운 것이다.

 

김효린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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