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제안 거부한 손학규, 깊어진 ‘감정의 골’

손학규 “오너가 CEO 해고 통보하듯, 당황스러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1/28 [17:49]

安의 제안 거부한 손학규, 깊어진 ‘감정의 골’

손학규 “오너가 CEO 해고 통보하듯, 당황스러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1/28 [17:49]

손학규 “오너가 CEO 해고 통보하듯, 당황스러워”

비대위원장 욕심내는 안철수 향해 반대의사 밝혀

“미래세대 주역으로, 우리는 뒤에서 버팀목 돼주자”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지도부 교체 요구를 받았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안 전 대표로부터 불쾌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와 만난 결과를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께 자세하게 설명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지난 27일 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만남은 안 전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안 전 대표는 ‘시간을 정해주시면 당 대표실로 찾아 뵙겠다. 대표님을 찾아 뵙는건데 당 대표실로 가는게 맞겠다’는 문자를 보냈고, 손 대표가 응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하지만 손 대표는 “당 대표실로 와서 만난다는게 정치적인 예의 차원으로 생각했지, 많은 기자‧카메라를 불러놓고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 통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며 마치 개인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대화내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안 대표는 비대위 구성을 제의했고, 내가 ‘비대위를 누구에게 맡길거냐’ 물으니까 그는 ‘제게 맡겨 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하며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가 지도부 교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말하려 하자 안 전 대표는 “지금 답하지 말고 생각해보시고 내일 의원들과 오찬 전까지만 답해주시면 된다. 이 말씀 드리러 왔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저는 마음속으로 상당히 당황했다. 제가 안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 없이 곧바로 저의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는 것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며 안 대표의 제안이 과거 유승민계나 안 대표의 측근들이 한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의 발언들은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사실상 인간적인 부분에서 감정이 상했다고 볼수 있는 상황인데, 오찬 전까지 답해달라는 안 전 대표의 요구를 무시하고 오후에 기자회견을 한 것 역시도 손 대표의 불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스스로 비대위원장이 되겠다는 안 전 대표의 의사에 대해서도 에둘러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손 대표는 “저는 이번 총선에서 세대교체를 위해 미래세대에게 당을 맡기자는 제안을 했다. 미래세대를 주역으로 내세우고 안철수와 손학규가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자고 제안했다”라고 밝히며 총선은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위한 정계개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 두사람이 모두 2선 후퇴한 뒤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여기에 손 대표는 동참의사를 밝힌 반면, 안 전 대표는 자신이 비대위원장에 앉겠다는 의사를 표해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마치 당권 다툼을 하듯 비쳐지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며 두사람 모두 대승적 결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손 대표가 마치 오너가 CEO 해고하듯 통보했다는 지적을 한 것에 대해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지금까지 (손 대표가) 고생을 해서 오해했을 수 있다. 저는 무례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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