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 엿보기-2] 서울 속의 ‘호남’…관악구의 민심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1/09 [16:20]

[2020총선 엿보기-2] 서울 속의 ‘호남’…관악구의 민심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1/09 [16:20]

김성식‧유기홍 번갈아 맡았던 관악갑, 신인 나올까

관악을, 3선 노리는 오신환 vs 유종필전 관악구청장 

 

관악구는 서울 안에서도 호남사람들이 제일 많아 호남색채가 강하기로 유명한 지역구다. 각종 인구통계에서도 관악구에는 광주나 전남‧전북 출신자들이 40% 가량을 차지하는 등 상당히 많은 인원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9대 총선에서 호남에 국민의당 녹색바람이 불었을 당시, 서울에서는 ‘관악갑’에서 유일하게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민의당 돌풍이 수도권에서도 통할지 엿볼수 있는 바로미터로서 관악갑은 톡톡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호남사람들이 많다는 특징 외에도 관악구는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구로도 유명하다. 관악구는 전체인구의 40% 가량에 달하는 20만명이 청년일 정도로 20대나 30대 젊은 표심이 많은 지역이다.  

 

보수진영보다는 진보진영에게 훨씬 유리한 지형인 만큼 관악을에서는 13대부터 17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민주당 계열의 이해찬 의원이 줄곧 자리를 보전해왔다. 이후 19대 총선에서는 야권연대의 힘을 받아 통합진보당 소속 이상규 의원이 당선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오신환 의원이 해당 지역구를 지키고 있다. 2015년 관악을 재보궐선거에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관악을은 27년만에 보수진영의 의원을 배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후 20대 총선에서도 당선의 단맛을 맛본 오신환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겨 현재 3선을 노리고 있다.  

 

  © 문화저널21

 

김성식과 유기홍의 리턴매치 관악갑, 올해도 이뤄질까

예비후보들 나왔지만, 지역에선 유기홍 vs 김성식 점쳐

  

관악갑은 2000년(16대 총선) 새천년민주당 이훈평 의원의 뒤를 이어 유기홍 전 의원과 김성식 의원이 번갈아가면서 ‘리턴매치’를 이어온 지역구다. 

 

서울대학교를 품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인지 서울대학교 77학번 동기인 두 사람은 17대부터 20대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지역 살림을 도맡아왔다. 

 

2004년 열린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소속의 유기홍 전 의원이 당선됐고,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의 김성식 의원이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서는 다시 민주통합당 소속의 유기홍 전 의원이 지역구를 탈환했고, 이후 20대 총선에서는 녹색돌풍을 등에 업은 국민의당 소속 김성식 의원이 당선돼 각각 두번씩 지역구를 품었다. 

 

이러한 과거 전력 때문에 관악갑 내에서는 오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기홍 전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이 경쟁하고, 최종적으로는 유기홍 전 의원이 당선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일례로 20대 총선에서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원영섭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당적을 안고 출마해 삼파전을 치렀지만  20.1%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고 김성식 후보가 38.4%, 유기홍 후보가 37.6%로 접전을 벌였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서울대학교 후배인 박민규 관악경제사회연구소장과 관악구의회 구의원을 지냈던 권미성 관악디자인 연구소장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공천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지만, 지역구에서는 그래도 유기홍이 나올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인 모양새다.

 

사법고시촌 품은 관악을, 또 한번 오신환 vs 진보로 회귀

진보색 뚜렷했지만 2015년 재보궐서 오신환…27년만의 보수 당선

전직 관악구청장 vs 文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민주당 경선 눈길

 

  © 문화저널21

사법고시촌이 있는 지역구인 ‘관악을’의 올해 민심도 눈여겨볼만 하다. 관악을은 원래부터 진보색채가 강한 지역구였지만 현재는 새로운보수당 오신환 의원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다. 

 

오 의원은 2015년 재보궐 선거에서 경쟁자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무소속 정동영 후보를 꺾고 당선돼 이후 20대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오 의원의 연이은 승리가 있었지만 원래 관악을은 보수가 명함도 못내민다는 지역구로 유명했다.

 

실제로 13대 총선(1988년)부터 17대 총선(2004년)까지 관악을 지역구를 지키던 터주대감은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이 의원이 무려 5선이나 연거푸 당선된 지역구인 만큼 민주당 색채가 강해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김희철 의원이, 19대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최종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2014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해 헌법재판소의 의결로 ‘정당 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여기에 소속됐던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직을 상실했다. 여기에는 관악을에서 당선됐던 이상규 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2015년 4월29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를 위해 이 의원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이 후보직 사퇴라는 결단을 내렸지만,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끝까지 완주를 택하면서 관악을 재보궐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무소속 정동영 후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삼파전으로 치러졌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34.2%,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20.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43.9%의 득표율로 최종 당선됐다. 야권연대의 실패도 있었지만, 서울시의원을 맡으며 ‘사법시험 존치’ 이슈를 파고들며 대학동 젊은 표심을 제대로 공략한 오신환 의원의 전략이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이다.

 

이후 2017년 진행된 20대 총선에서 또다시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가 오신환 의원을 상대로 격전을 치렀지만, 또다시 펼쳐진 삼파전 양상 속에서 정 후보는 결국 오신환 의원이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20대 총선 득표율은 국민의당 이행자 후보가 23.5%,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가 36.4%,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7.1%로 정 후보와 오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1%p도 되지 않는 0.7%p였다.

 

오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과 같은당 소속의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있다. 이들은 현재 3선을 노리는 새로운보수당 소속 오신환 의원과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역에서는 본선인 총선보다 관악구청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관악을의 민심을 잡겠다는 유종필 전 구청장과 2015년 재보궐선거부터 20대·21대까지 관악을에만 3번째 도전하는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의 당내 경선이 볼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을 모시며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힘을 쏟아온 정태호 전 수석과 관악구청장으로 일하며 누구보다 관악구의 실정에 대해 잘 알고 다양한 지역부흥 정책을 펼쳐온 유종필 전 구청장의 스토리만 놓고 봐도 총선보다 더 치열한 경선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물론 3선에 도전하는 오신환 의원의 각오 역시도 만만치 않다. 바른미래당에서 빠져나와 새로운보수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오 의원은 지역구의 민원을 하나하나 해결하며 차근차근 표심을 확보해왔다. 재보궐선거에서 오신환 의원이 당선된 것이 어부지리라 할지라도 20대 총선에서도 그가 선택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국회에서 벌어진 패스트트랙 사태와 바른미래당 집단 탈당 등과 관련해 국회 안에서의 오신환 의원에 대해 지역구 주민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미지수지만, 꾸준히 지역구 관리를 해온 오 의원의 벽을 다른 이들이 넘어서기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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