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메리 필리버스터, 국민들 ‘시큰둥’

민주당, 필리버스터 맞불 놓으며 선거법 당위성 설명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2/24 [12:12]

3년 만에 돌아온 메리 필리버스터, 국민들 ‘시큰둥’

민주당, 필리버스터 맞불 놓으며 선거법 당위성 설명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2/24 [12:12]

민주당, 필리버스터 맞불 놓으며 선거법 당위성 설명

2016년 필리버스터 때와 달리 국민 관심에서 멀어져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인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2016년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이후 3년만의 필리버스터지만, 그때와는 달리 국민들의 관심은 시들한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26일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선거법 개정안은 표결에 부쳐지게 돼 현실적으로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할 방법은 전무한 상황이다. 

 

▲ 국회의사당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필리버스터에서도 민주당 vs 한국당 ‘충돌’

맞불 놓은 민주당, 김종민 의원 찬성발언 이어가

 

4+1 협의체에서 올린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해 23일 밤9시50분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첫번째 주자인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의 3시간 59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4시간31분 발언을 거쳐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주 의원은 “정의당이 어떻게 해서든 의석수 좀 늘려보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천하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오고 민주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고 두 개를 맞바꿔 먹었다”며 선거법 개정안을 불법이며 이 때문에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시국회 회기결정의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인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본회의 부의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이 신청된 경우, 의장은 반드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해야 한다. 국회법 규정이 명백한데도 의장이 임의로 해석하고 결정하는 것은 불법”이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냈지만, 주 의원은 “좀 겸손하세요”, “한 10년 권력 놨다가 잡으니까 나라를 온통 전리품으로 생각하느냐”고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자신의 발언 이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발언이 예정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출했다.

 

뒤이어 두번째 필리버스터 참가자로 단상에 선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맞불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주호영 의원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발언하며 선거법 개정안의 당위성과 정치개혁의 필요성 등에 대해 찬성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표결을 앞두고 무제한 토론의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우리가 고민했던 방향, 우리가 어디까지 나아갔고 나아가지 못한 지점은 아닌지, 왜 못 갔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같이 이야기해볼 기회가 마련돼서 천만다행”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4+1 협의체에서 합의된 선거법 개정안이 완전하지 않은 이상 자유한국당과 재차 논의해야 한다는 의사도 전했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회기결정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려던 것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는 국회를 무력화하거나 국회를 붕괴시키는 데 쓰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 필리버스터의 취지를 생각할 때 회기결정의 건을 무제한 토론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일반적으로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처리를 막기 위해 소수당이 장시간 발언으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인 만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필리버스터 발언자로 등장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에 대해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맞불 필리버스터가 아니라 필리버스터 뜻도 모르는 바보행위라고 해야 한다”며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의사를 진행해놓고 그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토론을 한다니 이런 막장 코미디가 어디 있나”라고 비난했다. 

 

▲ 2016년 당시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2016년 필리버스터 때와는 ‘온도차’

크리스마스 겹치며 국민 관심에서 멀어져

야당 의원들 “해봐야 듣는 사람 없어” 혹평

 

이번 필리버스터는 지난 2016년 2월 자유한국당이 추진하려던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필리버스터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겹쳐서인지 국민들의 관심은 다소 시들한 상황이다.

 

3년 전 192시간, 약 8일이라는 세계 최장시간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운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에 많은 국민들은 관심을 가졌다. 당시 39명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했고 마지막 주자였던 이종걸 당시 원내대표는 12시간31분이라는 최장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필리버스터를 생중계 해주던 국회생방송은 ‘마국텔(마이 국회 텔레비전)’이라 불리며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고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참관하러 올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금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는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있다.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이미 국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표결 직전 벌어진 필리버스터가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자정까지 (필리버스터를) 하는 건데, 산타 할아버지가 좋은 선물을 주면 좋은데 한국당한테 줄 게 없다”며 “참 외로운 싸움이다. 안할 수도 없고 할 수도 없고. 해봐야 듣는 사람도 없고”라고 혹평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도 같은날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법정시한 내에 처리 못한 국민 살림살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데 지금 필리버스터를 진행을 하고 있다”며 “저 모습이 자유한국당에 대한 오히려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이 언제까지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는 없다. 회기 종료일까지 필리버스터는 진행되는데, 현재 표결에 의해 임시국회 회기가 11일부터 25일까지로 정해졌기 때문에 늦어도 25일 자정에는 필리버스터가 종료된다. 

 

총선을 앞두고 최후의 최후까지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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