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분만의 예산안 처리…‘자유한국당 패싱’ 현실화

자유한국당 반발 속 4+1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 통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2/11 [10:47]

28분만의 예산안 처리…‘자유한국당 패싱’ 현실화

자유한국당 반발 속 4+1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 통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2/11 [10:47]

자유한국당 반발 속 4+1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 통과

‘시간끌기 전략’ 택했지만 30여 시간 만에 패배한 심재철號

정국 운영 주도권 가져간 여당…패스트트랙 탄력 받나

 

정기국회 종료를 3시간 가량 앞둔 10일 밤 9시6분,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4+1 협의체에서 마련한 2020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본회의 속개 28분 만에 속전속결로 예산안이 처리되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센 반발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빼고서도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여당은 확실히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 20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2020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극적으로 처리됐다.   © 박영주 기자


20대 정기국회 마지막날 저녁,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예결위 간사들은 5시간 넘도록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전날 새벽 3시까지 협상을 하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협상에 돌입한 것이었지만 여기서도 제대로 된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총선용 퍼주기 사업, 가짜 일자리 사업과 관련된 예산을 감액해야 한다고 요구한 자유한국당과 여당 사이에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간만 계속 흘러가자, 결국 문희상 국회의장이 칼을 뽑아들었다.

 

오후 8시경 속개된 본회의에서 문 의장은 오전 중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 등을 먼저 상정하지 않고, 4+1 협의체가 마련한 2020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해버렸다. 통상적으로 국회는 예산부수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예산안을 상정해왔지만, 이번에는 예산부수법안보다도 예산안이 먼저 상정됐다.  

 

문 의장이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서 예산안부터 먼저 상정하여 심의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자마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나섰고, 단상 앞으로 일제히 몰려나와 거세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제안설명으로 시간을 끄는 방법도 생각했던 모양새지만, 문 의장은 “제안설명은 의석 단말기 회의자료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토론 순서가 돌아왔지만 정작 조 의원은 토론을 진행하지 않고 종이와 마이크만 만지작거리며 시간만 끌었다. 참다 못한 문 의장이 중간중간 “조경태 의원 토론을 포기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조 의원은 단상에서 이석했다가 돌아오거나 마이크를 만지작대며 할 의향이 있다는 제스쳐만 취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사퇴하라”, “아들공천” 등을 외쳤고, 문 의장이 “제발 나를 봐서 토론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음에도 조 의원은 미적대는 모습만을 보이며 토론을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10여분이 넘는 시간이 그냥 흘러가자 문 의장은 “토론 안하십니까? 그렇다면 토론 종료를 선포합니다”라고 말해 강제로 토론을 종결시켰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이 맞불 성격으로 냈던 예산안 수정안이 먼저 안건에 올랐지만 단상에 오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부동의’ 의사를 밝혔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4+1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에 대해서는 홍 부총리가 “이의가 없다”고 밝히면서 표결이 진행됐다. 

 

결국 재적의원 295인 중 156명이 찬성함으로써 예산안 수정안이 가결됐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존경하는 문희상 의장과 의원님 여러분이 예산안을 의결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끝으로 정회가 선포돼 예산안 통과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정회 선포 이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피켓을 들고 단상 앞에 모여 “세금 도둑”이라는 구호를 외쳤지만, 이미 처리된 예산안을 무로 돌릴 수 없는 만큼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최종적으로 정부원안에서 1조2000억 가량을 순삭감한 512조2505억원 규모의 예산안이 28분만에 본회의 문턱을 넘기면서 시간끌기와 고성을 지속하는 자유한국당을 빼고도 의사진행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모습이 국회에서 연출됐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인 심재철 의원으로서는 취임한지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원내 협상에서 제대로 패배를 맛본 모습이지만, 여당은 제대로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잡게 됐다. 

 

자유한국당을 빼더라도 4+1 공조를 통해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준 것인 만큼, 향후 임시국회에서 진행될 패스트트랙 안건 처리에 있어서도 여당이 다른 야당을 설득해 주도적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수 있는 초석이 다져진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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