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임기 종료, 자유한국당 갈등의 신호탄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 나경원 임기연장 거부 결정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2/04 [16:33]

나경원 임기 종료, 자유한국당 갈등의 신호탄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 나경원 임기연장 거부 결정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2/04 [16:33]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 나경원 임기연장 거부 결정

일방적 결정에 당내 의원들 반발, 황교안 향한 비난도 쏟아져

초재선 중심으로 인선 꾸린 황교안과 중진들 갈등 가시화 

 

임기 연장을 고대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걸음이 10일부로 멈추게 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임기연장을 결정하는 의원총회 소집 소식을 알리며 기대감을 드러냈던 나 원내대표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최고위원회가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나 원내대표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당 최고위가 반강제적으로 임기를 종료시키는 모양새가 펼쳐지면서 당 일각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종료되지만 이를 계기로 당내 갈등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기 연장을 원했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가 연장 거부를 택하면서 임기를 마치게 됐다. 현재 나 원내대표의 임기연장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4일 굳은 표정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보낸 시간은 뜨거운 열정과 끈끈한 동지애로 가득한 1년이었다. 눈물과 감동의 시간이었다”며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자유한국당 승리를 위한 그 어떠한 소명과 책무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에 있다.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자유한국당은 흔들리거나 멈춰서는 안 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임기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의 행복과 대한민국의 발전, 그리고 당의 승리를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 말해 재신임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같은 나 원내대표의 반응은 전날인 3일 오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3일 오전까지만 해도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 규정 제24조에 의거,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의원총회를 소집하오니,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임기연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입장을 밝힌지 몇시간이 채 되지도 않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최고위원들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해버렸다. 사실상 나 원내대표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 내에서는 최고위의 결정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실제로 김태흠 의원은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하려는 이만희 의원의 진행을 막고 단상으로 걸어나가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하며 황교안 대표를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어제 밤새 잠을 못자면서 당헌당규를 수십 번 봤다. 참 어이없고 황당한 것이 선거일 공고하는 권한을 당대표가 갖고 있다고 해서 그걸 적용해 최고위에서 의결한다? 참 웃긴 얘기”라며 연임을 하든 다음 경선을 진행하든 일련의 권한이 의총에 있음을 분명히 하며 “당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를 향해 “어떻게 최고위에서 그런 결정을 하나. 좋은게 좋은 것이다. 싸워나가야 하는데 화합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면 당 대표가 현명한 선택을 했어야죠”라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자기 권한 밖의 일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의원의 돌발적인 공개발언 직후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고, 이와 관련한 각종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 결정이 다소 독단적이고 월권 형태로 진행된 만큼 재발방지를 위해 제대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중론이 나온 것이다. 

 

물론 나경원 원내대표 스스로가 임기연장 여부를 묻지 않겠다고 한 만큼, 결과는 정해진 모습이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가며 주도권을 잡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이미 보수진영 내에서는 인재영입 등 문제로 리더십 논란에 불을 붙였던 황 대표가 단식투쟁으로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모습이라며 황 대표를 필두로 한 이들이 인적쇄신안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공천권을 휘두를 경우, 과거 새누리당‧바른정당 분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일 당직자 35명이 전원 사퇴한 이후 황교안 대표가 사무총장에 초선인 박완수 의원, 비서실장에 재선인 김명연 의원, 전략기획부총장에 초선인 송언석 의원을 임명하며 3선 이상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들은 파격과 쇄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반대되는 쪽에서는 완전히 후퇴한 모습이라며 ‘황교안 사당화’라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총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유한국당이 황교안파와 비 황교안파로 쪼개지는 모습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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