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칼럼] 봄이 오는 남북통일 정책은 가슴부터 열어야

흥과 신명의 노래 합창으로 세계에 평화를 전해야

탁계석 | 기사입력 2019/11/26 [10:44]

[탁계석 칼럼] 봄이 오는 남북통일 정책은 가슴부터 열어야

흥과 신명의 노래 합창으로 세계에 평화를 전해야

탁계석 | 입력 : 2019/11/26 [10:44]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면은 임도 탔겠지, 임은 안 타도 편지야 탔겠지,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 동지 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김동환 작시, 오동일 작곡의 ‘강이 풀리면’ 이란 가곡이다. 오늘의 남북 상황에 띄우고 싶은 마음의 노래다.

 

동지 섣달 얼었던 강물도 제 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정치를 정치로 풀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 멋에 녹는 것’은 ‘봄기운’이라고 할 것이다. 당국자의 입장이 아닌 민간이 가슴부터 여는 것이 먼저다,  그러니까 테이블에 앉아서 각자 지시 받아온 범위내의 회담이란 늘 한계가 있고 언제고 역전(逆轉)될 수 있는 변수(變數)가 작용한다. 이런 현상의 반복을 우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말한다. 

 

아시안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열렸다. 김정은에 물밑 구애(求愛)에도 편지는 고맙지만 갈 수 없다는 통보다. 마음 깊은 곳에 감동이 전달되지 않았거나 아직 얼음을 깨고 갈 분위기가 안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절대 권력이라 해도 날씨만큼이나 백성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체제를 넘어선 통치의 기본 원리다. 여기서 백성을 하나로 묶는 힘이 과연 무엇일까?

 

정치를 정치로, 경제를 경제로, 푸는 것만이 능사일까

 

많은 사람들은 경제라고 답할 것이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 방법은 너무 많이 써 먹어 약효가 떨어진다. 돈은 주면 줄수록 감사가 아니라 불만이 쌓인다. 받을 때 뿐이고 더 많은 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할 때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포퓰리즘 복지정책도 그렇고, 돈을 퍼주어 얻은 것이 뭔가의 손익계산서 역시 그러하다. 지난 20일 화린아트홀에서 열린 한국경제문화연구원(회장: 최세진)의 심포지엄 '독일 통일로 본 남북 경제. 문화 협력 전망'에서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대로여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독일의 동서독 통일을 교훈으로 삼되 한국의 정서적, 문화적 지형이 다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관계가 좋지 않은 사이에 '밥 한번 먹자'할 때, 이 때의 밥은 단순 식사를 넘어 소통 방식의 문화다. ‘우리 모여 노래나 한번 부릅시다!’, 아니 ‘우리 모여 남북이 달라진 춤판이나 한번 펼쳐 봅세다’  한다면 여기서 무슨 각(角)을 세운 정치가 개입하겠느냐는 것이다,

 

노래는 가슴과 가슴을 흐르는 소통의 강물이다

 

왜 우리가 노래방에 가는가. 왜 우리가 합창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갈까. 남한엔 색소폰 부는 남자들이 수 십 만명이고, 북쪽엔 아코디언을 여성들이 많이 한다고 하는데, 우리 한번 모여 눈물 젖은 두만강도 해보고, 고향의 봄 합주도 한 번해 보면 좋지 않겠는가.

 

오랜 내전(內戰)을 겪었던 보스니아는 10만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떼창을 하다 그 열기로 독립을 얻었다. 마국의 남북전쟁도 ‘톰소여의 모험’ 소설이 기반이 되고, 포스터의 ‘올드 브랙죠’ 같은 동요가 가슴을 풀어헤친 것이다. 흑인 머슴 죠(Joe)를 향한 어린아이의 햇살같은 시선이 어른들의 무거운 마음을 허문 것이다, 마음을 여는 기술이 뭔가. 통일을 책상에 앉아서 풀어서는 안됨을 말한다. 바로 문화다.

 

그래서 남북통일에 봄바람은 노래요 흥(興)이다. 우리 민족의 핏속에 감도는 DNA, 즉 타고난 가무(歌舞) 민족의 정곡을 찌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리랑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서 잊혀져 가는 노래들을 합창한다면 우리가 언제 싸웠느냐면서 화해의 강물이 풀릴 것이다.  

 

아리랑 오케스트라 반주에 Peace & Peace 남북 하나돠는 합창을

 

그 옛날 7.4 남북공동회담이후 이산가족 만남 때 전 국민들이 흘렸던 눈물이 이젠 다 메말라 버린 것 같다. 그 때 보다 남북교류 정책이 발전했다고 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성악가가 아니시던가, 한 참석자는 한, 북, 중 성악가 여사님들이 내년에 평화의 섬 제주에서 합창을 하면 좋겠다고 즉석 제안을 하가도 했다.

 

그렇다. 2020년은 6.25 전쟁이 발발한 70주년이다. ‘Peace & Peace 남북합창페스티벌’을 제안한다, 고(故) 정주영회장의 소떼 방북처럼 전 세계를 향한 우리의 평화선언을 해야 한다. 노래가 말보다 멀리 가는 것은 가슴에 파장으로 전달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탁계석 K- Classic 회장

문화다 19/11/26 [15:01] 수정 삭제  
  원더풀!! 참으로 멋진 제안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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