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다름’과 ‘다양함의 조화’에 대하여

김효린 청소년 기자 | 기사입력 2019/11/25 [16:02]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다름’과 ‘다양함의 조화’에 대하여

김효린 청소년 기자 | 입력 : 2019/11/25 [16:02]

많은 사람이 음악을 듣는다. 길을 가다 보면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도 그들 중 하나다. 시시때때로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나는 등·하교 시, 혹은 어딘가로 걸어갈 때 항상 음악과 함께 걷곤 한다. 

 

가끔 날씨가 좋은 날에는 1시간 거리도 버스를 타는 대신 음악을 들으며 걸어가길 택한다. 음악을 들으며 걷다 보면 발걸음이 평소와 달라지고, 가끔은 표정과 태도까지도 변한다.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처럼 길을 걸을 때가 있다. 

 

원래의 나는 느릿느릿한 발걸음을 가지고 있다. 걷는 자세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음악이 없을 때는 굳이 즐겨 걷지도 않는다. 오히려 걷는 것이 힘들어 걸음을 멈추고 싶어질 때가 많다. 내 본 모습이 그렇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의 박자와 가사, 가수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이 걸음에 녹아 나온다. 박자에 맞춘 발걸음은 평소 8분이 걸리는 거리를 5분으로 줄여주고, 마치 배우나 모델인 양 걸음걸이 모양도 예뻐지게 한다. 음악에 맞춰 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리듬을 타기 때문이다. 

 

거리 한복판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은 어깨 짓과 팔이며 발로도 박자나 흥을 표현한다. 가사에 맞춰 당당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슬픔을 연출하거나 신이 나 뛰어가기도 한다. 

 

평소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 듯, 하지만 그 안에 음악과 하나가 된 내가 있다.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듣는 만큼 새롭고 다양한 사람에게 공감하게 되며, 나와는 다른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기분은 아주 좋다.

 

  • 다양함에 대한 생각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다양한 걸음걸이를 하나씩 갖게 되면서 ‘다양함’에 대해 생각한다. 

 

음악 하나하나에 깃든 각자의 개성은 다 다르고 다양한데, 그것을 경험하고 공감하는 내 모습은 어떤가? 문득 나의 수동적이고 상대적으로 다소 무기력했던 지난 삶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공감하고자 자전거 전국 여행에 도전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해 그들을 돕는 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 본 적도 없다. 진심이 들어있지 않은 행동만 계속하지 않았나에 대한 성찰이 불현듯 솟구친다. 

 

나는 왜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내 소극적이고 게으른 성격 탓에 스쳐 지나간 여러 기회가 참 아쉽고, 그것을 잡지 않았던 게 후회스럽다. 

 

사람의 ‘다름’을 마음으로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곧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좁은 견해를 갖고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 

 

실제 중학교 때 음성꽃동네에 봉사를 갔을 때도 진심으로 봉사하지 못했다. 오히려 조금은 불안했고, 기분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거기 계신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으셨던 게 불편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가 그분들의 입장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느껴진 감정이 아닐까. 지금이라면 아마 그때와는 다른 생각으로 그분들과 소통하며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진정한 공감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나만의 틀에서 벗어나 찾은 다름과 다양함은 ‘보석’

요즘 나는 조금씩 더 넓은 범위의 ‘다양함’을 찾는 중이다. 다양함 하나를 찾을 때마다 보석을 발견하는 기분이다. 

 

나만의 틀에서 조금, 혹은 많이 벗어난 다름을 찾으면 그 구성이 재미있고, 또 다른 다름과의 조화도 재미있다. 조화를 이룬 모습은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것의 매력, 저것의 매력이 다 다르고, 그 다양함을 많이 느낄수록 나의 시야는 커지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이 사람, 저 사람의 다양한 다름이 제대로 표현되고 공감된다면 우리 사회도 훨씬 풍요롭고 다양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더러 다름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보다는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장애가 있는 사람을 ‘나와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뭔가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이해나 공감보다는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 혹은 무시해도 되는 대상화하면서 차별한다. 우리는 다 다르고, 다양한데 말이다.

 

장래 패션디자이너가 될 나는 사람의 다양함을 표현하도록 돕는 디자이너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다양함 그 자체가 아름답기까지 한데 개성을 죽이고 남에게 맞추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진작 다양함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했다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에는 참 많은 다른 것들이 조화롭게 공생하고 있다.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았던 토마토와 치즈가 만나 기막힌 맛을 내듯 지금도 어딘가에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섞여 또 다른 아름다움을 이뤄내고 있을 것이다.

 

오늘, 크기와 색이 맞지 않은 다양한 자석들이 삐뚤빼뚤하게 정리되어 있는 가운데 몇몇 자석들의 탈출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히 틀에 맞지 않는 모습이다. 누군가는 정리되지 않은 이 모습이 불편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세상을 이루는 다름의 일부이다. 그 모습이 종종 내 생각을 벗어나고 인간의 생각까지도 벗어나 우리에게 영감을 주곤 한다. 

 

음악을 통해 엿보기 시작한 다양한 세상에서 나는 이렇게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금세 빠져들었다. 앞으로 아무 생각 없이 접하던 것에서 ‘다름’을 발견하고, 또 거기서 ‘다양함의 조화’를 찾고 싶다. 다양함의 조화는 참 아름답다.

 

문화저널21 김효린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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