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상 실패한 신라젠, 중국에 ‘SOS’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1/20 [08:40]

美 임상 실패한 신라젠, 중국에 ‘SOS’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1/20 [08:40]

최근 펙사벡 임상3상 중단으로 추락한 신라젠이 중국 파트너社에서 추진하는 병용임상을 미끼로 차갑게 식어버린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려 움직이고 있다. 

 

표적항암제로 키우려던 펙사벡이 미국 3상에서 고배를 마시자 방향을 틀어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치료를 골자로 중국임상 데이터를 얻겠다는 것인데, 중국 제약시장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신라젠의 움직임은 일종의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미국 임상3상에서 무너진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중국임상으로 반등을 꾀하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히면서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허황 뿐인 기대심리에 또다시 뒤통수를 맞는 행태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美 임상3상서 무너진 신라젠

中 병용임상으로 반등 꾀하나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의 중국 파트너사 리스팜이 펙사벡에 대한 병용임상을 추진한다고 나서면서 신라젠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리스팜의 자회사인 자오커 제약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치료를 위해 자사 면역관문억제제 ‘ZAKB001’(PD-L1 억제 작용기전)와 펙사벡의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한다는 것인데, 미국임상에서 고배를 마신 신라젠이 중국임상으로 반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표적항암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펙사벡’은 지난 8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중단 권고를 받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말기암 환자 35%에서 펙사벡이 효과를 나타내지 않으면서 구제요법으로 다른 항암신약들이 추가처방 됐는데, 이는 펙사벡이 표적항암치료제로서의 가치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미국 임상3상 실패는 신라젠의 주가 하락을 불러왔고 기관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져 1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조기상환하라는 압박까지 나왔다. 신라젠 신화의 몰락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신뢰 역시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하지만 신라젠에서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CB 조기상환을 결정한 것 역시도 리스크를 해소함으로써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인데,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임상데이터로 추가투자 유치 혹은 라이선스 아웃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현재 신라젠의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중국 임상추진 소식은 꺼져가는 신라젠의 불씨를 다시 살려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에이치엘비가 FDA 허가신청을 앞두고 리보세라닙의 성공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 항서제약에서 확대한 적응증 임상을 꺼내들어 톡톡히 이익을 본 것과 유사한 형태로 움직이려는 양상이다. 

 

미국 임상 실패 후 중국에 눈돌리는 바이오社

中 제약시장 규모 커졌지만 검증 미흡

추락하던 끝에서 중국에 SOS 신라젠

 

추진하던 임상이 실패할 경우, 다른 적응증 임상으로 반전을 꾀하는 것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곧잘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 임상에서 고배를 마셨다고 중국임상 카드를 꺼내드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제약산업은 ‘외국인 투자 장려산업’으로 분류돼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데다가 의약품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이 떨어져 공신력이 있다고 말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진행된 국제의약품바이오산업전에서는 전문가들이 중국 제약시장의 특성에 대해 설명했는데, 바이오 의약이 7대 신산업에 포함돼 외국인 투자장려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연구협력이나 임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는 있지만 갑작스러운 성장 탓에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할 역량이 부족한 상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중국 임상결과나 중국 시판허가를 앞세워 투자를 유치하거나 신약개발에 나서려는 바이오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최종관문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진출에서 고배를 마시는 업체들 역시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실패한 임상을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은 좋지만 가치가 과대포장되면 눈앞의 수익창출에만 그쳐 신약개발로는 이어지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가 하락이 계속되던 상황에서 신라젠은 펙사벡 중국 병용임상을 꺼내들며 벼랑 끝에서 멈춰섰다. 중국 임상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신뢰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도 어려운 상황을 만들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또한번 바이오 신화’를 기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신라젠 입장에선 국면전환은 확실히 일궈낸 모양새지만 미끼를 던진 신라젠이 성과로 보답할지 혹은 먹튀로 또한번 생채기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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