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패션 속 인권문제를 살펴보다

김효린 청소년 기자 | 기사입력 2019/11/11 [16:46]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패션 속 인권문제를 살펴보다

김효린 청소년 기자 | 입력 : 2019/11/11 [16:46]

2019년 9월 22일 열린 구찌의 2020 봄/여름 패션쇼는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의 눈에 확실히 충격적이었다.

 

구찌 패션쇼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이는 런웨이 위에서 구속복을 연상시키는 끈 장식이 달린 흰 옷을 입은 모델들이 공장의 물건처럼 움직임 없이 나오도록 하는 연출로 시작됐다. 그런데 그 런웨이 위에서 한 모델이 ‘정신건강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양 손바닥에 써서 항의하면서 논란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다.

 

구찌 측에서는 정신병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설비 기술자들의 옷이라고 변명했다. 또한 그 옷은 판매되는 것이 아니며, 스타일 콘셉트는 텅 빈 스타일로 패션을 통해 권력이 어떻게 삶에 행사되고 자기표현이 없어지는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논란에 대해 단편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패션계에서는 인권이 유린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패션 속에서 어떤 차별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문제는 모델들에 대한 열악한 대우다.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컬렉션에 내놨던 옷을 대신 주거나 시급 이하로 급여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델이 많아 아예 모델 에이전시에서 돈을 받지 않겠다는 제안까지 한다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임금 문제도 여성모델이 남성모델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차별문제도 있다.

 

모델들이 소모품으로 대우받는 경우도 많다. 언젠가는 강한 조명으로 각막이 타버린 적도 있었는데도 조명을 바꾸지 않고 그저 다음 모델을 불렀다는 일화도 있다. 또 유행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모델에게 극도의 ‘마름’을 요구한다. 그러니 모델들은 건강을 챙길 수 없다.

 

인종이나 문화 차별도 있다. 특정 인종을 희화화하거나 비웃는 패턴을 이용한 디자인을 판매하기도 하고, 종교적 의미가 있는 문양이나 장식을 이해 없이 단순히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패션계의 거장들은 혐오발언으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 몇몇 사진작가나 기자, 디자이너들은 모델들에게 희롱적 발언을 하고 종종 성추행으로 논란이 일기도 한다. 어린 모델들에게 자극적인 콘셉트의 사진을 찍게 하고 집단 성폭행을 연상시키는 화보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패션 화보와 포르노의 일부만 보여주고 그 사진이 화보인지 포르노인지 맞춰보라는 일종의 게임을 만든 사이트도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몇문제 맞추지 못하고 탈락한다. 이런 화보를 어린아이들에게 찍게 한다. 아동 노동과 아동 포르노그래피처럼 다른 업계에서는 체포될 만한 일이 패션계에서는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옷을 생산할 때는 개발도상국에 있는 공장을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공장에서는 불법으로 어린아이들을 고용하고 제대로 된 삯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사고 발생률도 높고 목숨도 위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어린 아이들이 일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패션계의 이런 해묵은 인권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현재로서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워낙 오래 전부터 이어져오던 악행들과 복잡하게 얽힌 권력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씩 바꿔나가려는 노력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들이 연대해 공정무역을 하는 브랜드를 소비하고 모델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음이 밝혀진 브랜드는 소비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또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한 디자이너가 속한 브랜드도 불매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심각성을 알지 못한 채 사회에서 말하는 왜곡된 아름다움에 몸을 맞추고 감각을 맞추기 위해 인권을 생각하기보다 유행을 좆아 옷을 소비하고 있다. 

 

자! 이제 잠깐 무분별한 소비를 멈추고 의미 있는 소비를 하면 어떨까. 옷을 입는 모두에게 제안하고 싶다. 

 

문화저널21 김효린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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