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출발선부터 다른 여야…금태섭과 박찬주의 ‘상징성’

금태섭 기용한 與, 중도층 흡수로 ‘이기는 선거’ 구상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1/06 [14:40]

[초점] 출발선부터 다른 여야…금태섭과 박찬주의 ‘상징성’

금태섭 기용한 與, 중도층 흡수로 ‘이기는 선거’ 구상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1/06 [14:40]

금태섭 기용한 與, 중도층 흡수로 ‘이기는 선거’ 구상
박찬주에 휘둘리는 자유한국당, 중도층 발로 차버려

믿음·통합 택한 與 vs 분열·혼란 낳은 野…엇갈린 전략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준비 체제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의 전략이 첫발부터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당에서는 단결을 전면에 앞세우며 중도층 흡수를 통한 ‘필승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영입확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박찬주 전 육군대장에 휘둘리며 ‘파열음’만을 내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기획단 명단과 자유한국당의 1차 인재영입 명단만을 놓고 비교해보더라도 명백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총선까지 5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일 못하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20대 국회에 실망한 여론은 벌써부터 내년 총선에 더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여론이 어디로 기울든 국회를 향한 심판의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는 현상황에서 여당과 야당이 갖는 자세에 대해 금태섭과 박찬주라는 두명의 인물이 갖는 상징성 측면에서 봤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이인영 원내대표.  © 박영주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있어 이번 총선은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싸움이다. 임기 후반부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레임덕의 위험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여당에서 충분한 의석수를 확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성공은 현 정부의 수월한 국정운영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중도층 흡수’다. 각종 여론조사와 그간의 선거결과를 보더라도 중도층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특히 조국사태를 계기로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지지층만 챙긴다는 지적이 팽배한 상황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한 여당의 고심에서 나온 결과물이 앞서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인선’ 명단이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두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외에 게이머 출신 유튜버 황희두씨,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 정청래 전 의원,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과 함께 ‘금태섭 의원’이 포함됐다.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에서는 조국 전 장관을 향한 날선 발언을 쏟아내며 ‘내부총질’을 일삼았던 금태섭 의원이 총선기획단 명단에 들어간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총선을 앞둔 민주당 입장에서는 유지를 넘어선 확장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다른 의견을 내는 자당의원들을 향해 “내부총질 말라”고 발언한 것만 비교해보더라도 야당에선 찾아볼 수 없는 포용의 모습이 여당에서는 엿보인다는 긍정적 평가도 기대할만 하다.

 

민주당이 ‘내부총질’로 불렸던 금태섭 의원을 대놓고 기용하겠다고 나선 모습은 자유한국당과의 차별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보다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발로로 볼 수 있다. 동시에 다른 의견을 냈던 이들에게도 중책을 맡김으로써, 총선을 앞두고 남탓하며 분열하기보다는 통합하고 단결하는 당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도층에서도 호평이 나오고 있다.

 

확실한 총선승리를 위해 중도층은 물론 반대세력까지도 품어야 하는 여당에게 있어 금태섭 의원의 기용은 확장성 측면에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이들만을 보고 가겠다는 자세는 자칫 폐쇄적이고 경직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이를 스스로 해소시켰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외연확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도 이러한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해 “이번 총선을 대하는 민주당의 결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확장성을 고려하면서도 당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한 수이며, 어떤 인재영입보다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여진다”며 “섬뜩한 생각이 든다”고 부러움을 표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   © 박영주 기자

     

그렇다면 정부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상황은 어떨까. 여당이 총선준비에 차근차근 박차를 가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영입조차 확정되지 않은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말 한마디에 당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외연확장은 커녕 기존 지지층의 이탈마저 우려되는 분위기다.

 

박 전 육군대장의 영입은 인재영입위원장도 모르는 상황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삼고초려로 이뤄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가 먼저 박찬주 전 대장 쪽에 접촉해 정치권 입문을 제안했으며 정치에 뜻이 있던 박 전 대장 역시도 황 대표의 계속된 러브콜에 마음이 기울었다. 박 전 대장을 인재영입 1호로 정한 것 역시도 황교안 대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물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가 강력하게 밀어붙인 ‘박찬주 카드’는 환영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 자유한국당의 발목을 제대로 잡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당 최고위 의원들의 거센반발에 직면해 인재영입 리스트에서는 일단 보류됐지만,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에게 “이번이 끝이 아니고 또 있으니까 기다려보자. 상처받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1차 리스트에서 박찬주 전 대장이 낙마했다 하더라도 2차 인재영입 리스트에의 재입성을 황 대표가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면서 동시에 당내 반발을 대표가 귀기울여 듣지 않는다는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이러한 황 대표의 의중이 박찬주 전 대장의 돌발 기자회견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자, 당 안팎에서는 거침없는 비판이 쏟아졌고 황 대표 역시도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될 것 같다”며 기존의 입장을 다소간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 귀한 분”이라며 박 전 대장을 추어올린 며칠전과는 분명히 온도차가 있었다.

 

박찬주 전 대장의 삼청교육대 발언 역시도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했다. 5공 시대 인권탄압의 상징물인 삼청교육대를 언급하며 “삼청교육대에 보내 훈련 한번 받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발언하는 것이나, 감을 따라고 한게 뭐가 잘못됐냐고 묻는 모습은 2030세대에겐 ‘혐오’만을 심어줬다.

 

실제로 박 전 대장의 기자회견 직후 2030 젊은세대들은 “전형적인 꼰대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데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나”, “저런 사람을 인재영입 1호로 생각했던 자유한국당 수준을 알만하다” 라는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미 많은 이들이 박찬주 전 대장의 정체성과 자유한국당의 정체성을 동일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당대표인 황교안 대표가 앞장서서 자초한 일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으로 쪼개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를 필두로 한 친박계는 우리공화당과 손을 잡고 세확장에 나서고, 이에 반발하는 이들은 바른미래당 내 퇴진파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내부총질 앞에서 여야의 태도는 분명히 달랐다. 현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대표는 내부총질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대놓고 표출했고, 현 정부에 힘을 싣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총질을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믿음을 안겨줬다.  

 

여당이 끌어안은 금태섭이라는 카드가 믿음과 통합을 상징한다면, 자유한국당이 끌어안은 박찬주라는 카드는 분열과 혼란의 상징이 되고 있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야의 출발선은 명백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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