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귀한 분” 박찬주에 발목 잡힌 황교안

황교안 마이웨이에 ‘총선 불가론’…비대위 체제 언급까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1/04 [14:14]

“정말 귀한 분” 박찬주에 발목 잡힌 황교안

황교안 마이웨이에 ‘총선 불가론’…비대위 체제 언급까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1/04 [14:14]

과거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에 해명하고 정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밝히기로 했다. 당내 반발로 인재영입이 보류된 박 전 대장이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번지는 양상이다.  

 

박찬주 전 대장의 기자회견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무관하지 않다. 비록 인재영입이 보류됐지만 황 대표는 “박찬주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라며 전폭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혔고, 여기에 힘입은 박 전 대장이 기자회견이라는 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문제는 황교안 대표를 필두로 이같은 인재영입이 계속해서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보시기에 매우 좋지 않은 모양새”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찬주 카드를 밀어붙이고 패스트트랙 가산점을 지지하기도 했던 황교안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에 ‘황교안 체제로는 이번 총선 어렵다’는 회의적 목소리까지 나온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당내갈등 도화선 된 ‘박찬주’…계속되는 잡음

대법원 판결도 안 나왔는데, 인재영입 1호 적절했나

“인재영입위원장 의견도 안 묻고 왜…매우 좋지 않다”

 

최근 인재영입 1호에서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자유한국당 내 공천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박 전 육군대장의 경우, 과거 군인권센터의 폭로로 ‘공관병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공관병으로 근무했던 이들은 당시 박 전 대장 부부가 공관병들에게 호출용 손목시계를 채워 수시로 호출했으며, 특히 박 전 대장의 부인이 전을 얼굴에 집어던지고 욕설 섞인 폭언을 퍼부었다는 증언들을 쏟아냈다. 키우던 화분을 잘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관병을 베란다에 감금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러한 폭로에 대해 박 전 대장 부부는 줄곧 부인해왔으며, 박 전 대장의 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냥 아들같이 생각하고 했지만 상처가 됐다면 죄송하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분노에 직면한 바 있다.

 

박 전 대장의 인식 역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갑질이라는 용어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휘관이 부하에게 지시하는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관병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 “아내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공관병 갑질 논란에 있어 박 전 대장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부인인 전모씨는 지난 4월 검찰에 기소됐다. 박 전 대장 본인은 부하의 인사청탁을 들어줬다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400만원이 선고돼 현재 대법원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공관병 갑질 논란과 관련해 부인이 기소된 상태고, 박찬주 전 대장 본인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은 그를 ‘인재’로 판단해 영입하는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비판을 불러 일으키에 충분했다. 

 

더욱이 인재영입 1호는 당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박찬주 전 대장이 전면에 설 경우, 국민들로부터 자유한국당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나왔다. 박 전 대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공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실제로 조경태‧정미경‧김순례‧김광림‧신보라 등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들은 박찬주 전 대장 영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1호 영입의 상징성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2030 젊은 청년의 공감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인재영입 1호는 청년이어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당내 인재영입위원회에서도 황 대표의 행보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재영입위원장 의사는 묻지도 않고, 왜 계속해서 이런 상황을 만드시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미치겠다. 어렵게 이미지 회복해놓으면 끌어내리고, 또 어렵게 만들어놓으면 그러시고”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당내 다수 관계자들 역시도 “국민 눈높이를 더 고려해야 하지 않았나”, “좀 섣부른 인재영입이었다. 매우 좋지않다”, “공천 가산점도 그렇고 인재영입도 그렇고 계속해서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지는 것 같아서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황교안 “내부총질 말라” 해도, 이대론 총선 어렵다

조국 이후 연이은 악재에 고개 드는 ‘비대위 체제 출범

“박찬주 정말 귀한 분” 황교안의 마이웨이…총선불가론 힘 실어

 

이번 인재영입 논란에 대해 당내 안팎에서 사실상 ‘황교안의, 황교안에 의한, 황교안을 위한 인재영입’이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가운데 황 대표는 2일 내부총질을 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마이웨이를 택했다.

 

황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좌파독재 실정 보고대회’에서 “싸우다 보면 이길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이길 때만 박수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것이냐”며 “나와 경선하는 우리 동지가 내 적이냐. 우리는 선한 경쟁자다. 우리 상대는 문재인 정권”이라 언성을 높였다.

 

이에 앞서 황 대표는 박찬주 인재영입 배제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제라니요?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라며 향후 영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황 대표의 발언은 박찬주 인재영입 1호를 계기로 황교안 리더십에 대한 당내 공세가 이어지자, 정면반박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수사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들은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제대로 장악하지도 못한 것도 모자라, 자기 뜻대로 당을 움직이려 하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재영입 문제와 관련해 SNS에 게재한 글들. (사진=홍준표·장제원 페이스북 캡쳐)  

 

실제로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박계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날선 공세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친박이 친황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박근혜 때 하던 주류행세를 다시 하고 비박은 뭉칠 곳이 없어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버렸다”며 “레밍정치, 계파정치를 타파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표 달라 할 수 있겠나. 정치 초년생 데리고 와서 밑에서 딸랑 거리면서 그렇게도 국회의원 한번 더 하고 싶으냐”고 비난했다.

 

장제원 의원 역시도 “인재영입이라는 소중한 기회가 시작부터 삐걱한 것은 무척 뼈아픈 실책”이라며 “인재영입의 콘셉트도 와 닿지 않는다. 인사는 메시지다.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명을 영입하더라도 우리가 지향하는 변화된 정당의 모습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메시지를 인물을 통해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금 자유한국당은 위기에 봉착했다. 원로들은 전혀 나서지 않으려고 하고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칼춤을 추는 형국”이라며 “조국TF 표창장, 패스트트랙 가산점, 벌거벗은 대통령 애니메이션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조국 사태로 어렵게 회복한 지지율도 빠지고 있다. 이게 누구의 책임이겠느냐”고 말해 이대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2차 인재영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또 한번 실책이 나올 경우, 총선 전 비대위 체제 출범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이미 황교안으로는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논란의 도화선이 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강도 높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물론 본인은 “황교안 대표의 요청 없었다. 자연인 박찬주 이름으로 독단으로 장소와 시간, 내용을 결정했다. 다만 예의상 보고는 드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가 ‘그래도 박찬주’를 또다시 외친다면 공천을 앞둔 상황에서 당내 균열을 통한 비대위 출범 움직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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