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선 파업’ 노조가 임금인상 40%를 요구한 까닭

소사원시운영(주) 노조 15일부터 무기한 파업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10/15 [09:39]

‘서해선 파업’ 노조가 임금인상 40%를 요구한 까닭

소사원시운영(주) 노조 15일부터 무기한 파업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10/15 [09:39]

소사원시운영, 서울교통공사 100% 출자

같은 일 하고도 3200만원 vs 2800만원

호봉제 적용 안 돼 갈수록 격차 벌어져

사람 없어 1인 역사·통섭형 근무 문제도

시공사 AS로 버티는 실정… 파행 우려

 

201910월은 철도 파업의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조를 시작으로 11~14일 전국철도노동조합(한국철도공사)이 파업을 벌였다, 이어 16~18일에는 서울지하철 1~8호선 노조(서울교통공사)가 바통을 넘겨받는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파업을 예고한 곳이 또 있다. 경기 부천 소사역에서 안산 단원구 원시역까지 서해선 전철을 운행하는 소사원시운영() 노조가 철도 사업장 연쇄 파업에 합류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는 회사 측과의 임금교섭 결렬에 따라 지난 2월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한다.

 

▲ 서해선 열차 내 노선도.  © 성상영 기자

 

노조는 큰 폭의 임금인상과 호봉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소사원시운영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달 2일 조합원 과반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노조는 14일 오후 안산 통합사무소 앞에서 전야제를 개최했다. 노조는 회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등과 필수유지인력 관련 조율이 끝나는 대로 파업을 시작한다.

 

이번 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률은 무려 40%. 주요 철도 운영기관 대비 임금이 낮다고 알려진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사가 합의한 5.9%보다 6배 이상 높은 인상률이다.

 

노조에 따르면 소사원시운영 6급 신입직원의 초봉은 2800여 만원 수준이다. 일근자(주간근무자) 기준 기본급 174만원에 연장근로수당(10시간) 13만원, 식대 10만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기본급의 200%를 상여금으로 다달이 나눠서 받는다. 세금을 제외하고 6급 신입직원이 한 달에 쥐는 금액은 190만원 수준. 32교대 근무를 하면 세후 20~30만원가량을 더 받는다.

 

▲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는 지난 8일부터 이른바 '준법투쟁'을 진행했다. 서해선지부는 필수유지업무 비율을 확정하는 대로 파업에 들어갔다.  © 성상영 기자

 

임금인상 요구안과 관련해 노조가 비교 대상으로 내세운 곳은 서울교통공사다. 서울교통공사는 소사원시운영의 지분 100%를 출자했다. 노조는 임금을 40%쯤 올려야 서울교통공사에 근접한다고 주장한다. 서울교통공사 신입(7) 초임은 32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모회사(서울교통공사)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회사(소사원시운영)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은 훨씬 적게 받는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근무 경력이 쌓여도 직급이 오르지 않는 한 임금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노조는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직급마다 정원이 있어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정문성 노조 지부장은 “10년 동안 근무해도 진급을 못 하면 1년차 직원과 받는 급여가 같다고 말했다. 갈수록 서울교통공사와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노조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임금체계를 호봉제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근무여건은 더 열악하다. 인력이 부족해 한 사람이 본인의 직무와 무관한 업무에 대신 투입되거나 역무원의 경우 혼자 근무하는 일이 잦다고 노조는 지적한다.

 

소사원시운영은 기술직에 대해 이른바 통섭형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통섭형 근무 또는 통합형 인력운영이란 여러 직무 분야를 하나의 부서로 모아놓고 상황에 따라 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방법이다. 열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를 고치는 직원이 통신 장비를 보수하러 가는 식이다. 적은 인원으로 여러 일을 수행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 경기 안산 단원구 초지역 소사원시운영(주) 본사 앞에 노조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성상영 기자

 

정 지부장은 공사가 끝나면 시설물에 대해 AS(사후관리)처럼 하자보수 기간이 있는데, 그동안에는 시공사에서 보수를 해주겠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굉장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행 플랫폼에서 동시에 스크린도어(안전문) 장애가 났는데, 21조 근무가 원칙이지만 서로 떨어져서 갈 수밖에 없었다며 구의역 사고와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승객과 직접 접촉하는 일이 잦은 역무 분야도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소사역에서 원시역까지 12개 역 중에서 각각 1호선과 4호선 환승역인 소사역, 초지역만 3명이 함께 근무하고, 나머지는 1~2명만 역무실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 2인 근무 역보다 혼자서 근무하는 역이 더 많다. 이렇다 보니 역사에서 취객이 난동을 부리거나 화재가 발생해도 신속히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계속되는 인력 유출도 문제다. 소사원시운영은 지난해 1월 설립된 이후 거의 매달 퇴사자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기회만 되면 (회사를) 나가겠다거나 이직을 준비 중인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