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인보사’ 증상 악화만 불러와

환자 60% 증상악화로 추가치료, 정신적 피해 호소도 65% 달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0/07 [11:44]

비싼 ‘인보사’ 증상 악화만 불러와

환자 60% 증상악화로 추가치료, 정신적 피해 호소도 65% 달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0/07 [11:44]

환자 60% 증상악화로 추가치료, 정신적 피해 호소도 65% 달해
손놓은 코오롱생명과학·식약처, 결국 환자들이 별도 역학조사 진행해
추가치료에 검사비용 환자들 자부담…“정부·기업은 6개월간 뭐했나”

종양원성 위험성 쟁점 아냐, 코오롱은 속였고 식약처는 손놓은게 문제

 

인보사 사태가 발생한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면서 제대로 된 피해보상이나 역학조사 실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환자들이 ‘제3기관’에서의 추적조사와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협), 법무법인 오킴스가 기자회견을 갖고 “인보사 투여환자에 대한 부작용 수집 정도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범정부적 환자 코호트 구성과 전수조사에 대한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법무법인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는 “환자들은 고통과 불안 속에서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암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밤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너무 고통스러운데 내 몸에 투약된 것이 무슨 세포인지 정체조차 알 수 없다는 불안감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고통을 못 이기고 수면제 50알을 먹고 자살시도까지 한 분도 계신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인보사를 맞은 이후 환자들의 증상이 나아지긴 커녕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는 이들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환자들 본인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며 “환자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기에 이 고통을 혼자 감내해야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인보사 피해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현재 자료수집을 담당하는 식약처에서는 “병원에서 정보를 제때 가져다 주지 않아 수집이 안되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코오롱생명과학에서는 “식약처에서 개인정보 동의서가 넘어오지 않아 장기추적조사 계획조차 못하고 있다”고 변명을 일관하고 있다.

 

병원들 역시도 ‘우리도 피해자’라고 말하지만 변명만을 늘어놓거나 아예 직장을 옮겨버리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인보사를 투여한 병의원은 물론 이를 판매한 코오롱생명과학이나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식약처 역시 아예 믿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인협과 법무법인 오킴스가 목표대상자 수와 산출근거 설문 86명(주사109건), 심층인터뷰 10명 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초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마이크를 잡은 인협 인권위원장인 인하대 최규진 교수는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가능 기대한 것이 기능의 개선이었을텐데, 조사결과 통증 완화는커녕 더 심해져서 추가치료를 받은 환자가 많았다는 점은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환자의 60% 정도가 인보사 투약 이후에도 통증 및 기능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돼 추가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관절주사를 맞은 것이 32명(39%), 인공관절치환술 4명(4.9%), 한의학 치료 등 기타치료 13명(15.9%)이었다. 

 

불안척도 조사에서 극심한 불안상태에 있는 사람이 4분의 1 이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우울척도 조사에서 65% 이상의 사람들이 우울을 겪고 있었으며 이중 심한 정도의 우울을 겪고 있는 이들이 38%로 나타났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700만원 상당의 인보사를 투여받을 당시 환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채 병원의 권유나 광고를 통해 투여를 받았다는 점이다.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5.5%(13명)였으며, 설명과정에서 ‘연골재생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들은 경우가 66.3%(57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26.7%(23명)의 환자는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거나 거의 부작용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인도주의는 “명백한 과장이며 의료법 위반행위”라 규탄했다.

 

앞서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 측에서는 부작용이 적은 수준이라며 약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지만, 정작 환자들은 △붓기(59명) △불안(52명) △열감(47명)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이에 환자들과 법무법인 오킴스, 인협은 정부와 코오롱생명과학, 국회에 3가지 요구를 내놓았다. 먼저 정부는 식약처가 장기추적 조사를 실시할 능력이 되는지를 재점검 하고 제3기관을 선정해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객관적 추적조사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환자들이 겪은 신체·정신적 피해를 모두 배상하고 추적조사와 부작용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기금을 마련해 장기추적기관에 제공해야 한다. 국회는 이러한 조치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처벌조항과 피해보상 조치를 담은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기자회견을 마치며 윤소하 의원은 “현재 환자들에 대한 1차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보사 사태 이후 6개월간 증명된 것은 식약처와 코오롱을 믿고 기다려선 환자들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오후에 있을 국정감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들에게 엄격히 따져묻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환자들로부터는 인보사 사태 이후 정부와 코오롱이 얼마나 손을 놓고 있는지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식약처의 조사가 느려질 경우, 인보사와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안일한 대처에 환자들의 불안감만 커져가는 실정이다.

 

2017년 7월에 인보사를 1차례 투여받은 60세 지모씨는 “주사를 맞고 3주 가량은 부작용으로 인해 엄청 부어있었다. 2달 정도 되니까 약간 통증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 역시 2달 정도밖에 안 갔고 작년 10월부터는 또다시 주사맞은 부위에 부어오름 증세가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지모씨는 장기추적조사나 후속 치료 등에 대해서도 “병원을 통해 통보는 받았지만 이후에 안내 받은 것은 없다. 담당 의사는 아예 전화도 없고 원무과장에게 통화를 받았는데, 치료를 개별적으로 하게끔 하고 이후 장기추적조사가 통과되면 재검진 한다고만 들었다. 지금은 각자 개별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해 정부나 문제를 일으킨 기업 차원에서의 조치가 전무한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오킴스의 엄 변호사는 “계속 종양원성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금 암이 생기느냐 안 생기느냐가 쟁점이 아니다. 암은 당연히 생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코오롱이 신장세포를 연골세포라고 거짓말을 했고 허가신청을 받아 임상을 진행하고 시판한 것도 모자라 지금 바뀐 세포약을 계속 팔겠다고 하는 것이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식약처도 뒤에서만 말하지 말고 제대로 된 근거를 갖고 환자들에게 종양원성 문제는 괜찮으니 안심하고 생활하라고 분명히 얘기해주시길 바란다”며 “지금 어떤 연구결과도 없다. 단순히 쥐에게 투여했을 때 종양이 발생 된다는 논문 밖에 없는데 위험성이 쟁점이 돼선 안 된다. 코오롱이 은폐했고 속였고, 알 수 없는 세포가 환자들 몸속에 들어갔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고가의 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현재 어떤 사후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라 꼬집었다.

 

한편, 7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및 김수정 상무 △코오롱티슈진 노문종 대표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추현승 단장 △비아플러스 이민영 대표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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