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은 뒷전, 첫날부터 조국에 매몰된 ‘국정감사’

상임위 곳곳에서 조국장관 관련한 자료제출요구 및 질의 쇄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0/02 [18:20]

점검은 뒷전, 첫날부터 조국에 매몰된 ‘국정감사’

상임위 곳곳에서 조국장관 관련한 자료제출요구 및 질의 쇄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0/02 [18:20]

상임위 곳곳에서 조국장관 관련한 자료제출요구 및 질의 쇄도
문체위 조국 관련 증인 요청하던 자유한국당 의원들 ‘전원퇴장’
‘조국이 메인’ 대기하던 공무원들도 헛웃음…물 건너간 감사


2일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2019년도 국정감사가 막을 올렸지만, 상임위 곳곳에서 조국 법무부장관과 관련한 질의가 쇄도하며 사실상 ‘조국 감사’로 진행되는 형국이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각종 자료제출 요구와 함께 국무총리실이나 장관들에게 조국 장관의 해임건의를 할 것을 압박했고, 여당에서는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상임위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전원 퇴장으로 반쪽 국감이 돼버렸다. 

 

한해 동안 정부기관 곳곳의 운영실태를 점검해야할 국회가 ‘조국’ 이슈에만 매몰되면서 제대로 된 국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전원 퇴장하에 반쪽으로 진행됐다.  ©박영주 기자

 

2일 법제사법위원회, 교육위원회, 정무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상임위 곳곳에서 조국 법무부장관과 관련한 날선 지적이나 압박이 이어졌다.

 

포문을 연 것은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첫 의사진행발언부터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와 관련한 영장발부 현황 자료를 요구하기 시작해 과거 조 장관이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했을 당시의 보석 허가서나 검찰 의견서, 판사 이름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쏟아냈다.

 

이러한 요구에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한 사람의 가족에게 70여건의 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맞섰고, 여당에서도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료제출 요청을 하는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의 자녀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자리한 교육위원회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자신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조국 장관 비리 관련자들을 신청하자 여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들과 관련된 이들을 증인으로 요청했다며 ‘물타기’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조국 장관 자녀와 관련한 각종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도 교육부가 이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유은혜 장관을 향해 “위선자”, “장관 옷입고 여당 국회의원 역할을 하지 말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유은혜 장관은 “말씀이 지나치시다”, “감싸거나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는 일은 없었다”, “대학입시자료 보존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교육부가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반박하고 나섰다.

 

정무위원회는 아예 여야의 강대강 대치로 일반인 증인 없이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말았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과 이에 반발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대립은 결국 국감 시작일까지 이어졌고, 증인없는 국감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민병두 위원장 역시 유감을 표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무총리실을 향해 “필요할때 해임 건의을 해야 하는 것이 국무총리 의무”라며 국무총리가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할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질의는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장에서도 나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쓴웃음을 지었다.

 

▲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아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노트북 앞에 ‘증인 없는 방탄국감 민주당은 각성하라’라는 피켓을 붙였고,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 증인 채택이 협의되지 않은채 국감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맹탕 국감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경란 위원장은 과거 조국 장관의 딸이 인턴활동을 했을 당시 법대 산하 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교수의 부인이다. 사실상 문 위원장 역시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자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증인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경란 위원장에 대한 증인 채택 문제를 이유로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에 반발해 전원 퇴장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안 위원장은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안줬다고 국정감사를 포기하는 일은 해방 이후 없을 것”이라 일침을 놓았다.

 

이처럼 국회 곳곳의 상임위에서 조국과 관련한 자료제출 요구나 질의가 쇄도하면서 2019년도 국정감사가 ‘조국 국감’으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생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조국 정국 만들기에 두달간 당력을 쏟은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 마저 조국 국감으로 만들고 있다. 내년 총선만을 너무나 의식한 것인지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언성을 높였지만, 자유한국당에서는 오히려 “여당이 국정감사는 하지 않고 피의자 조국 물타기를 위해 제1야당 원내대표 공격에 혈안”이라 맞불을 놓았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국정감사지만, 첫날부터 조국 국감으로 변질된 양상을 보이면서 각 정부부처와 기관들에서는 탄식 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언제 있을지 모를 자료제출 요구를 준비하기 위해 대기하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조국이 메인”이라는 헛웃음 섞인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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