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검찰개혁 지시는 윤 총장 거부의사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10/01 [17:43]

문재인 대통령 검찰개혁 지시는 윤 총장 거부의사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10/01 [17:4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 줄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 배경을 살펴본다.

 

  • 조국수사 등에 격노한 대통령
  • 검찰개혁을 위한 비상대권을 빼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기 바란다."는 지시사항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긴급뉴스) 브리핑 형식을 통해 검찰 및 국민들에게 전달케 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대통령은 더하여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등에 대한 개혁을 주문하며 사실상 검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지 사흘 만에 윤 검찰총장에게 직접 개혁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는 강력한 검찰개혁 의지 (재)천명이다.

 

사실 대통령이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검찰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에 대해 직접 개혁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검찰수장을 불신임하고 있다는 심중의 또 다른 표현으로 보여 진다.

 

수사의 중립성, 독립성 보호 등을 위해 대통령의 지휘명령 등은 법무부 장관에게 시달하고, 법무장관이 다시 총장에서 전달하는 것이 예상되는 일반적 상황이다. 또한 검찰총장은 중립성 보장을 위해 국회 출석의무도 없다. 모두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등을 위해 마련된 제도적(입법적) 장치들이다.

 

대통령이 법무장관을 통한 지시하달 형식이 아닌, 그것도 이례적인 언론보도 형식을 통해 개혁당사자로 몰려 있는 검찰총장에게 직접 ‘개혁방안제출지시’ 발동의 함의는 ‘윤석열 검찰총장 거부’의 또 다른 직설화법으로 읽힌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개혁대상에게 개혁안을 마련해 제출하라는 것은 '환자 스스로 아픈 곳을 직접 수술하라'는 이상한 상황에 비견할 수 있다.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검찰조직의 총수인 검찰총장이 개혁안을 제출하는 게 아닌, 검찰을 포괄적으로 지휘 감독하는 법무장관에게 지시 혹은 위임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정치적 논쟁까지 감수하면서 일반적 예상을 뛰어넘어 대통령이 직접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방안제출’ 지시를 대변인을 통해 긴급 뉴스 형식으로 보도케 한 것은 검찰에 대한 일종의 비상대권 발동이다. 이는 검찰총장에 대한 거부의사의 또 다른 표현의 다름에 불과한 것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 문화저널21 DB) 

 

대통령의 (긴급)명령 발동 배경은 ‘조국수사’를 둘러싼 사회적 혼란, 지난달  28일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진행된 150만(주최 측 추산) 군중들의 촛불집회, 그 외, 쉼 없이 불거져 나오는 피의사실 공포 및 과잉 수사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었을 것이란 점은 넉넉히 추정된다. 그것보다는 절대적 국정목표인 검찰개혁 등을 저지하기 위해 ‘조국수사’를 의도적으로 확대, 강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대통령의 분노를 불러와 연속적으로 검찰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로서 ‘조국수사’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검찰개혁 추진의지 등은 명징하게 표출됐다.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이상으로 ‘조국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검찰총장에 대해 연속적으로 분노감을 표출했다.

 

대통령의 연속 경고 등으로 이제 공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넘어갔다. 50여 일 동안 무한질주를 거듭하던 ‘조국수사’는 새로운 국면전환을 맞이하게 됐다. 검찰로서는 조만간 수사종결 및 결과를 발표해야하는 막다른 골목길로 내몰리고 있다. 막다른 골목길 끝에 윤 총장 퇴진의 웅덩이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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