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X·SRT 귀성길 파업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요?”

김승현 전국철도노동조합 조직국장 인터뷰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9/11 [12:16]

[인터뷰] KTX·SRT 귀성길 파업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요?”

김승현 전국철도노동조합 조직국장 인터뷰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9/11 [12:16]

코레일관광개발 11경고파업

“10년 일해도 초봉과 차이 없어…

정부·코레일·회사 모두 책임회피

안전 위해서라도 직접 고용해야

 

추석 귀성행렬이 시작된 11일 승객들의 고향 가는 길을 책임질 고속열차(KTX·SRT) 승무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KTX·SRT 승무원들이 소속된 코레일관광개발의 임금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노조는 4.4%의 임금인상률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에 따른 3.3%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 지침을 따르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똑같은 열차에 타서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안전을 책임지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규직 열차팀장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이 받는 임금의 차이가 크다. 같은 근무연수 기준으로 코레일 정규직 대비 80%까지라도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현직 KTX 승무원인 김승현 전국철도노동조합 조직국장을 만나 이날 경고파업에 돌입한 열차 승무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김승현 조직국장은 저임금으로 오랜 시간 핍박받아오다 노조를 만들었고, 회사와 코레일, 국토부, 기재부에 수차례 호소했지만 모두 책임을 회피했다단체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파업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진행됐다.

 

▲ 김승현 전국철도노동조합 조직국장(현직 KTX 승무원). © 성상영 기자

 

- 지난 금요일(6) 서울역에서 파업 예고 기자회견을 했다. 그 이후로 상황 변화가 있었나?

 

없었다. 진전된 안이 있으면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고 공문을 여러 번 보냈지만, 회사는 3.3% 임금인상률을 고수하면서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 지난해 코레일 노사가 합의한 공사(코레일)와 동일 유사업무에 종사 중인 자회사 직원의 임금수준은 공사 동일 근속 대비 8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의 이행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1% 인상 아니면 동결, 심지어 돈을 뱉어내라고 한 적도 있다. 10년씩 근무한 승무원도 많은데 평균적으로 연봉이 3300만원이고, 3000만원이 채 안 될 때도 있다. 초봉과도 거의 차이가 없다. 노조 생기기 전에는 인턴 승무원은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 공기업에서 최저임금 미달이 말이 되나.

 

코레일관광개발과도 단계적 인상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 노조는 정부 공약인 3년의 기한을 두고 단계적으로 임금을 인상하자고 했고, 회사는 5년으로 잡았다. 그 정도만 얘기가 진행됐다. 회사는 실행 계획은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코레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자회사 정규직이라고 하는데 지금처럼 위탁비를 받는 구조라면 용역업체와 다를 게 없다.

 

- 합의 이행과 관련해 코레일과도 얘기해봤나?

 

그게 진짜 답답하다. 코레일관광개발하고 교섭을 하면 권한이 없다고 한다. 코레일은 코레일관광개발에 위탁했는데 왜 자기들한테 말하느냐고 하거나 정부 지침이 없다고 한다. 국토교통부에 얘기하면 기재부로 떠넘긴다. 서로가 책임 회피만 한다. 차라리 민간이 낫다고 느낄 때도 있다.

 

- 이번 파업에는 SRT 승무원들이 처음으로 참여한다. KTX 승무원의 경우 코레일이 실제 사용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싸움이 십수 년 동안 계속됐고 여전히 그렇다. 처우 문제도 있고. SR(SRT 운영사)의 상황은 어떤가?

 

SRT 승무원도 마찬가지다. SRT 승무원들도 SR이 직접 고용하기를 원했고, 그게 맞다. SR에서는 KTX 승무원이 코레일관광개발에 소속돼 있어서 직접고용이 안 된다고 한다. 고속철도 경쟁체제라면 SR이 코레일 눈치를 볼 것도 아니다. 다만 코레일관광개발로 넘어오면서 과거 민간위탁 때보다는 임금을 조금 더 받는다.

 

- 마지막으로 귀성길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임금으로 오랜 시간 핍박받아오다 노조를 만들었다. 떼쓴다는 얘기가 듣기 싫어서 지난해 코레일 노··전문가 협의체 논의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했다. 진짜 사용자인 코레일에 질의도 해봤지만 무시당했다. 귀성길에 우리가 서비스해드리는 게 맞지만, 단체행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코레일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안전이 서비스의 최우선이라면 안전을 승무원들이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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