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SRT ‘1+1 파업’ 자승자박 코레일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9/10 [10:48]

KTX·SRT ‘1+1 파업’ 자승자박 코레일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9/10 [10:48]

자회사 정규직, 간접고용과 안 달라 차별 지속

코레일, 처우개선·직접고용 큰 틀 짜고도 계획 無

자회사 권장한 정부, SRT 승무원 더해지며 꼬여

누적된 외주화 모순 터진 것, 코레일이 나서야

 

KTXSRT 승무원들의 추석 연휴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십수 년 동안 왜곡된 고용 관행을 바로잡지 못한 코레일과 이를 방조한 정부에 있다는 책임론이 제기된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개발지부(이하 노조’)“1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KTX 승무원은 550, SRT 승무원은 120명 정도로 알려졌다. 이 중 노조 조합원은 600여 명이다. 노조는 지난 2017년 첫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파업 직전까지 간 바 있다.

 

노조는 근속기간이 같은 코레일 정규직에 비해 처우가 낮다고 주장한다. 6년 동안 일한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의 고정급은 근속기간이 같은 코레일 정규직 57호봉 대비 64%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업무 편의를 위해 편승 때 코레일 정규직인 열차팀장에게 제공되는 좌석지정 혜택도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은 받을 수 없다.

 

▲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접고용 요구하는 KTX 승무원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겉으로는 코레일관광개발 노사의 임금교섭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코레일이 깊이 관여돼 있다.

 

코레일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노사 및 전문가 중앙협의기구’(··전문가 협의체)를 운영했다. ··전문가 협의체는 지난해 6공사(코레일)와 동일 유사업무에 종사 중인 자회사 직원의 임금수준은 공사 동일 근속 대비 8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개선한다고 합의했다. 노조는 이 점을 들어 2021년까지 코레일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올해 코레일관광개발과의 교섭에서는 임금총액 4.4% 인상을 회사 측에 제시했다.

 

아울러 노··전문가 협의체에 참여한 전문위원들은 지난해 9철도안전 강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코레일관광개발에 위탁 중인 열차 내 고객서비스 업무에 대해 관련 법 및 규정 제·개정 등을 통해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고 결정했다. 생명·안전업무의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한 정부 가이드라인의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합의안과 조정 결정이 나온 이후 오송역 단전 사고와 강릉선 KTX 탈선,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의 사퇴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합의와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 계획이 마련되지 못했다.

 

▲ 철도역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KTX 열차.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여기에 지난 7SRT 승무원이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으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꼬였다. 당시 거론된 방안은 정부 지침에 따라 SR이 직접 고용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고용, 그리고 타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전환 등이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열차 승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은 기능 중복이라며 난색을 보이자 코레일관광개발에서 SRT 승무원까지 고용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알려졌다.

 

결국 코레일과 경쟁 관계에 있다는 SR의 최대주주가 코레일이면서, 동시에 코레일 자회사가 SR의 승무를 담당하는 이상한 상황이 돼버렸다.

 

더구나 원청(코레일·SR)이 수탁업체(코레일관광개발)에 업무를 위탁하는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서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의 본질이었던 처우 개선도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코레일과 SR 모두 객실 승무원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지만, 이들 공기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공공기관이 비용 등을 이유로 여전히 간접고용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고용 관행으로 인한 문제는 KTX 개통 초기인 지난 2006년부터 불거져왔다.

 

이와 관련해 큰 집이자 문제의 시발점인 코레일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철도 전문가는 과거 승무원을 용역으로 주면서 누적된 모순이 터진 것이라며 코레일이 노··전문가 협의체 합의사항과 전문가 조정사항을 순차적으로 이행하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 측은 자회사 노사 간 이견 등으로 협의체 합의사항 및 전문가 권고 이행이 일부 지연되고 있으나 공사(코레일)와 자회사는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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