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범기업의 군납 시도…삿포로맥주의 도전정신

삿포로맥주, 충성마트 납품 위해 국군복지단에 신청서 제출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9/09/03 [10:54]

[단독] 전범기업의 군납 시도…삿포로맥주의 도전정신

삿포로맥주, 충성마트 납품 위해 국군복지단에 신청서 제출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9/09/03 [10:54]
  • 삿포로맥주, 충성마트 납품 위해 국군복지단에 신청서 제출
  • 취재 시작되자 “본 입찰 진행하지 않을 것” 급하게 발 빼
  • 군납업계 관계자 “일본 제품 불매로 매출 하락하자 군납으로 눈 돌려, 괘씸”
  • “전범기업 제품, 대한민국 군대에서 팔리면 안 돼”

 

한일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맥주기업이자 전범기업인 삿포로맥주가 군납 입찰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삿포로맥주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본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삿포로맥주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떨어진 매출 회복을 위해 우리 군에 맥주납품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군납업계는 조용히 납품을 시도하다 언론에 의해 해당 사실이 공개될까 급하게 발을 뺀 것이라고 비판하고 했다.

 

3일 군납업계에 따르면 국군복지단의 2020년 정기선정에 삿포로맥주가 신청서를 냈다. 국군복지단의 2020년 정기선정은 내년에 군PX에 납품되는 물품을 선정하는 사업이다. 특히 삿포로맥주는 국군복지단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정기선정에 맥주를 납품하겠다는 신청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군복지단이 운영하고 있는 충성마트에서는 국내 맥주만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군부대 밖에 위치한 충성마트에서는 군 간부와 군인가족들이 자주 애용한다는 점에서 외국맥주를 찾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삿포로맥주는 이러한 점을 착안해 신청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

 

▲ 국내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삿포로맥주 (사진=신광식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에 직격탄 맞은 삿포로맥주
  • 판매량 하락 극복은 '대한민국 군대(?)'
  • 군납업계 "판매량 하락 막기 위해 전범기업이 군납 시도"
  • 뿌리깊은 전범기업인 미쓰이 그룹의 계열사 '삿포로 맥주'

 

삿포로맥주는 한일 무역갈등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판매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군납을 선택하는 강수를 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두 달 이상 지속되면서 일본 맥주의 점유율이 급락했다. 이러한 점유율 급락에 일본 맥주는 지난 8월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캔의 1만원 행사’에도 배제됐다. 

 

이와 관련해 삿포로맥주 관계자는 “영업부에서 지난달에 국군복지단 웹상으로 납품 신청서를 낸 것은 맞다”며 “본 신청은 4일인데 내부적으로 입찰 진행을 계속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납품을 안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 때문에 본 입찰을 포기한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군납업계 관계자는 “삿포로맥주가 불매운동으로 판매량이 하락하자 군납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라며 “일본기업에 인 삿포로맥주가 대한민국 군부대에 맥주를 납품하려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9월 4일에 있을 본 입찰에 삿포로맥주가 나서지 않는 건 언론의 취재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삿포로맥주는 일본 미쓰이 그룹의 계열사에 속한다. 문제는 미쓰이 그룹이 뿌리깊은 전범기업이라는 점이다. 미쓰이 그룹은 석탄이 군수물자로 사용되자 미이케탄광에 조선인을 강제 징용한 전례가 있는 회사다.

 

특히 삿포로맥주를 설립한 구로다 기요타카는 1876년 일본이 조선에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강화도조약은 조선이 외국과 맺은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라는 의미를 지녔지만 일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조약으로 악명이 높다.

 

여기에 1914년 일본제국이 중국 산동반도에 위치한 칭다오를 점령한 후 맥주 공장을 빼앗아 ‘대일본맥주’라는 이름으로 변경한다. 이후 ‘삿포로’ ‘아사히’ 라벨을 붙여 일본과 동남아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업계관계자들은 반일운동으로 매출이 떨어진 전범기업 계열사가 우리 군에 맥주납품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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