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8/30 [17:47]

[기자수첩] 삼성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8/30 [17:47]

▲성상영 기자

 대법원이 29일 박근혜·최순실·이재용 세 사람에 대한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예상을 깨고 모두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 엇갈린 부분이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정유라 말 구입비’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은 뇌물로 인정됐다. 마땅한 결과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최순실 씨 측에 전달한 뇌물 액수는 코어스포츠 용역대금 36억원을 합쳐 86억원으로 늘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2심에서 뇌물 액수가 줄어들며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번 판결로 이 부회장의 재구속까지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말 구입비와 영재센터 지원금 등이 회삿돈으로 지급됐기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징역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에만 선고할 수 있다.

 

법조계는 대체로 이 부회장이 구속을 피하려면 판사 재량으로 형을 감형하는 작량감경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삼성이 대법 선고 직후 낸 입장문의 행간에선 작량감경에 대한 기대가 읽힌다. 삼성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라면서도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삼성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삼성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올해 크게 떨어졌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역시 실적이 좋지 않다. 여기에 일본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는 삼성 반도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어렵다. 삼성이 망하면 나라도 망한다는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도 없다.

 

과거 우리 사회의 경험을 떠올리면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는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 때문에 면벌부를 받아왔다. 많은 국민이 몇 달 뒤에나 열릴 파기환송심에 이른 관심을 보내는 이유다.

 

이제는 정경유착의 폐습과 작별해야 한다. 과거 독재정권은 권력 유지를 위해 기업에 돈을 요구했고, 기업은 기꺼이 권력에 돈을 상납했다.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는 대통령 박근혜와 비선실세 최순실이 사익 추구를 목적으로 기업과 결탁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기업은 정직하게 돈을 벌어야 하고, 권력은 기업의 합법적인 활동을 보장하되 어긋난 행위는 엄중히 규제해야 한다. 뇌물로 큰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순 없다. 만약 이번에도 정경유착을 단죄하지 못한다면 삼성은 물론 경제 전체가 한걸음 도약할 기회를 잃는다. 삼성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재벌 총수도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단순한 이치를 받아들일 때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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