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 강남 1억 원짜리 아파트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9/08/09 [09:43]

[기자수첩] 서울 강남 1억 원짜리 아파트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9/08/09 [09:43]

 

최근 중견 건설사가 서울 강남지역에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 건설사는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비싸기로 손꼽히는 영동대로 일원동에 무려 1700세대 규모의 대형 아파트단지를 건설하게 된다.

 

“서울 실적이 없는 회사가 어떻게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을 따낼 수 있었지?”라는 물음에 앞서 “얼마에 수주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사업 수주방식은 나중 문제였다. 

 

확인결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지어지는 170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의 수주금액은 2000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대충 계산해봐도 가구당 1억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건축비로 책정된 것이다. 공공입찰 방식의 수주라고 해도 너무 저렴한 건축비였다. *해당 재건축용지는 땅을 건설사에 팔고 사업권을 넘기는 방식이 아닌 조달청이 건축물만 입찰하는 공공부문 조달이기 때문에 토지비용은 별도로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근 부지에 있는 유명 건설사 아파트의 경우에는 얼마의 건축비가 책정됐을까. 가구당 A 건설사가 토지비용을 제외하고 건축비로 책정한 금액은 대략 5억 원가량이다. 바로 옆 부지에 B건설사가 책정한 건축비는 3억8000만 원이다.

 

이 중견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와 대략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차이가 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해당 중견 건설사는 아파트를 부실하게 지을까? 이 건설사는 서울 수주는 없어도 지방에서 꾸준한 아파트사업으로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표면적으로 하자 등 구설에 오른적이 없는 탄탄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5억 원 아파트와 1억 원 아파트의 건축방식도 같다. 골조가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철근이 더 많이 포함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내장재 정도는 차이를 보일 수 있겠지만 가격의 간극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차액은 건설사의 이익인 셈이다. 최근 경실련은 건설사가 공공택지 분양으로 6조 원이 넘는 수익을 취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현재 건설사는 재건축만 했다 하면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HUG라는 곳은 분양가심사라는 명분으로 가격 인상의 명분을 줬고, 정부가 이를 내버려 둔 사이 분양가격은 최근 5년간 40% 가까이 상승했다.

 

이르면 12일 분양가상한제의 구체적 방안이 마련된다. 국토교통부가 골격을 세우고 당이 검토하는 절차로 비공개논의는 시기 조율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로또 분양, 공급 부족, 품질 저하 등이 이유다. 서민이 빚내서 건설사를 먹여 살려야 하는 구조가 정당할까? 서울 강남에 지어질 1억원짜리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도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둔다. 이게 현실이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 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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