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븐일레븐’, 일본과 관련 없나

한국 세븐일레븐과 로열티 계약한 미국 법인, 일본 지주사의 계열사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19/08/06 [10:22]

[기자수첩] ‘세븐일레븐’, 일본과 관련 없나

한국 세븐일레븐과 로열티 계약한 미국 법인, 일본 지주사의 계열사

박명섭 기자 | 입력 : 2019/08/06 [10:22]

▲ 박명섭 기자

한국 세븐일레븐과 로열티 계약한 미국 법인, 일본 지주사의 계열사 

 

지난 7월 초 반도체 주요소재 3종의 수출규제 카드를 빼든 일본이 급기야 우리나라를 수출허가신청 면제국가인 이른바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상식 밖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이미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로 시작됐던 일본기업 및 제품의 불매운동이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고, 이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일본브랜드라는 오해를 받아온 기업 중 하나인 ‘세븐일레븐’의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이 "우리는 일본브랜드가 아니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한국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점주들과 공유하는 내부연락망에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기업이며, 우리는 미국의 세븐일레븐과 로열티 계약을 맺고 운영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보도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나간 보도를 제목만 읽거나 제목과 관련해 보거나 들은 시청자, 독자들은 ‘세븐일레븐은 일본이 아닌 미국 ’7-Eleven, Inc.‘과 계약을 맺었기에 아예 일본과 관련이 없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사실관계에 대해 지적한다.

 

과거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는 콘셉트로 미국에서 성공한 세븐일레븐은 1974년 이토요카도와 합작해 일본에 진출했고, 미국에서보다 더 큰 성공가도를 달리다 2005년 이토요카도의 지주회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Seven & I Holdings)'에 완전 인수됐다. 

 

'코리아세븐'은 분명 한국기업이다. 다만, 그 브랜드에 대한 해명에서, 일본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 근거로 내세운 미국 ’7-Eleven, Inc.‘은 최초 로열티 계약 당시는 일본과 관련이 없었다 하더라도 현재는 엄연히 일본 '세븐일레븐'의 지주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의 계열사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세븐일레븐' 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인 △이토 요카도(Ito Yokado, 대형마트 체인) △세븐은행(Seven Bank) △요크마트(York Mart, 수퍼마켓) △세이부 소고(Sogo & Seibu, 백화점) △아카짱혼포(Akachan Honpo, 유아용품)를 비롯 다수의 유통회사와 금융회사, 유명 레스토랑을 거느리고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코리아세븐 입장에서는 애초 계약 당사자가 미국의 ‘7-Eleven, Inc.’라 일본과 무관했지만, 2005년 일본의 세븐앤아이홀딩스에서 ‘7-Eleven, Inc.’을 인수한 것 때문에 일본기업이라 인식되는 게 억울할 수 있다. 

 

그러면 지배구조가 바뀐 외부 요인으로 관련이 없었던 일본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을 해야지 '일본기업이 아니다'라거나 '일본과 관련이 없다'는 식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 현재 ‘7-Eleven, Inc.’는 지주사인 일본의 대기업의 관리하에 있기 때문이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자사 홈페이지 IR정보를 통해 주요계열사의 '월별영업정보'를 공표하고 있고, 결산보고서에서도 동일한 순으로 공표하고 있다. 

 

▲ 일본의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자사 홈페이지 IR정보를 통해 주요계열사의 월별 영업정보를 공표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 가장 상단에는 일본 '세븐일레븐'의 영업정보를, 바로 그 아래에는 미국의 ‘7-Eleven, Inc.’의 영업정보를 달러 기준으로 공표하고 있으며, 다른 주요계열사들의 정보도 공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세븐앤아이홀딩스' 홈페이지 화면캡처)

 

현재 우리나라 편의점 순위는 점포 수 기준으로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순이다. 우리나라는 편의점 초창기 △세븐일레븐(롯데) △패밀리마트(보광) △로손(태인) △미니스톱(대상) 등 일본의 편의점 브랜드가 주축을 이뤘으며, 그 중 우리나라 브랜드는 'LG25(현 GS25)'뿐이었다. 

 

지금 우리나라 1등 편의점인 'CU'는 원래 일본 브랜드였던 '패밀리마트'로 운영하다, 2012년 그 이름을 과감히 던지고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달래가면서 'CU'로 재탄생해 지속적으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토종 편의점 출신인 'GS25'는 사업을 잘 영위하며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CU'와 'GS 25' 두 곳이 국산 브랜드 편의점 1위를 다투고 있었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경쟁에서 버텨내지 못하고 철수나 매각을 고려하던 업체들과의 흡수 통합으로 외형을 키우는 한편, 롯데라는 막강한 모 그룹 유통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아직까지는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번 '한·일 갈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에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식의 섣부른 반응이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업계 4위를 지키던 '미니스톱'을 누르고 4위로 등극해 3위인 '세븐일레븐'을 뛰어넘는다는 목표로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을 좌지우지했던 일본의 브랜드들이 매장 수 기준 국내 상위 다섯 곳 중 두 곳만 남아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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