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황교안의 불발탄

야심차게 입장문 냈지만 민주당 반박…총선전략 안 통하네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07/29 [15:30]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황교안의 불발탄

야심차게 입장문 냈지만 민주당 반박…총선전략 안 통하네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07/29 [15:30]

야심차게 입장문 냈지만 민주당 반박…총선전략 안 통하네

정쟁 격화 됐지만 일회성…이미 안보‧북풍몰이는 식상한 카드 

 

27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9.19 남북군사합의 즉각 폐기하고, 대북 제재 강화에 나서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 대표 발언 수준에 국민은 불안하다. 더 이상 정쟁에 평화 발목 잡힐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황교안 대표가 불 붙인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논쟁의 배경과 노림수 등을 살펴본다.

 

황교안 대표의 입장문과 이재정 대변인의 반박으로 정쟁 격화  

 

황교안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5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어제는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이를 ‘남조선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로 규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협박하는 초유의 안보 재앙 사태가 벌어졌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이 주장해 온 ‘한반도 평화’가 한마디로 신기루였음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입장문에서 “이번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회피기동능력까지 갖춘 첨단 미사일로, 사거리가 600Km에 달해서 제주도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우리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고 우리 국민 모두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김정은은 이를 대한민국에 대한 ‘평양발 경고’라고 천명하기까지 했다. 핵 보유를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우리 국민을 인질로 잡고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음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다. 김정은과 북한정권의 무모한 도발과 대남 협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런 대통령, 이런 정권을 믿고,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황 대표는 입장문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직접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선언 △우리군의 대북억제능력 강화 △정부차원에서 유엔 안보리 소집요구 및 북한제재 강화 △안보실장과 국방부장관·외교부장관을 포함하는 무능한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국회 국정조사 요구 즉각 수용 등을 강력 촉구했다. 

 

황 대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9·19 남북군사합의문 및 현 남북 상황을 정치쟁점화한 것이다.

 

이런 황 대표의 입장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28일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참으로 단견이다. 명색이 제1야당의 대표가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이라며 “한심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와 한국당이 원하는 것은 전쟁인가”라며 “어렵게 진행돼온 남북미 대화와 협의의 과정을 무위로 돌리고 또다시 한반도 긴장을 극단적으로 고조시켜 전쟁위기를 유발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초당적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내는데 앞장서야 할 제1야당의 대표가 한 말이 이정도 수준이라니 국민은 불안하다”며 “황 대표의 발언이 진심이라면 자격이 없다. 외교적 식견도, 안보 전략도, 지도자적 지혜와 리더십도 모두 낙제점이다. 공안검사 경력과 탄핵당한 정부에 부역한 수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더이상 정쟁의 얕은수에 평화를 발목 잡힐 수 없다”며 “한반도 평화는 신기루가 아니다. 한반도 평화는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대한민국의 내일이자 우리 국민들의 오늘의 삶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의 입장문과 이 대변인의 반박 브리핑은 합리적 비판이란 정치금도를  벗어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마키아벨리즘 정치투쟁으로 보여진다. 정치적 민감 사항인 안보문제에 여·야간 상호 치열한 난타전을 벌인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입장문 발표는 끊임없이 추락해 가는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정치적 필살기(必殺技)로 볼 수 있다. 그것도 국민들이 민감해하면서도 보수층을 단합시킬 수 있는 북풍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안보를 정치쟁점화 하면서 전세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2020년 제21대 총선은 ‘메인스트리움의 이동’ 또는 ‘보수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이런 연유로 각당은 모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내년 선거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는 북풍·신북풍의 강도, 일본의 경제보복의 원인논쟁과 피해정도 및 경제현실에 대한 정부의 신임(심판)여부다. 

 

이중 북풍과 신북풍의 풍속강도는 어느 한편을 흔들리게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연출시키기 위해 황교안 대표가 먼저 북풍의 필살기를 꺼낸 든 것이다.

 

▲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지지율 반등 위한 황교안 필살기, 통할까

코너까지 몰린 황교안의 마지막수, 사실상 불발탄으로 

 

지난 1월 중순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 대표는 2월27일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로 당선됐다. 이후 패스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장외투쟁 등으로 지지층을 단합시켜 한때 지지율을 민주당과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 바람에 정치인으로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으로 평가됐고, 또한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직후부터 당직자들의 연이은 막말파동, 여성당원들의 엉덩이 춤 파동, 아들의 KT 특혜 입장 논란 등으로 당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80여일 간 국회를 보이콧하다가 겨우 원내대표들의 합의에 따라 등원이 결정됐다가 당내 의총에서 등원이 뒤집어 지는 사태가 발생했고, 뒤이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상태에서 국회에 등원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황 대표의 지도력을 심하게 훼손시키면서, 정치 지도자의 자질에 의심을 품게 만들기도 했다.

 

결정타가 된 것은 국난에 버금가는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 대해 초기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다. 자유한국당이 마치 일본 편을 들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면서 당의 지지율은 날개 잃은 새들처럼 추락했다. 

 

지난 7월 4주차 리얼미터의 전화 조사결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26.8%를 기록했다. 더해 한국갤럽의 7월 4주차 전화 조사의 한국당 지지율은 19.0%로 그야말로 참담했다. 황 대표 취임 후 150여일 만에 당 지지율이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 직전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이러한 지지율 하락에 더해 현재 친박 ‘신당 창당’ 움직임 및 당내분 등으로 황 대표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황 대표는 지지율 반등을 위한 탈출구 등을 모색하고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본 무역보복 대응을 위한 조건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해 5당 대표와의 회동에 물꼬를 텄지만, 끝내 ‘친일 프레임’ 논란에 발목 잡혀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지지율 하락 속에 심화되는 당내 분열을 막고자 황 대표는 단일대오를 강조하면서 “내부총질 하지마라.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방은 문 대통령이 있는 민주당”이라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퍼지고 있다.

   

일련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황 대표가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라는 안보카드를 꺼내든 것은 보수진영에서 꺼낼 수 있는 정치적 필살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필살기에도 여당은 날선 성토를 쏟아냈고 여론 역시도 해묵은 북풍(안보)카드에 대해 이미 많이 사용한 빛바랜 식상한 카드로 인식할 뿐이다.

 

한편, TBS의 의뢰로 진행된 리얼미터의 7월 4주차 주중집계는 7월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만1664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8명이 응답을 완료해 4.8%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통계보정은 2019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갤럽의 7월4주차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591명을 상대로 진행해 1006명이 응답했으며 응답률은 15%였다.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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