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법처리…취임 전부터 산적한 윤석열의 고민들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07/18 [09:56]

이재용 사법처리…취임 전부터 산적한 윤석열의 고민들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07/18 [09:56]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윤 (신임)총장의 임기는 오는 25일부터 시작된다. 윤석열 총장 앞에는 무거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본지는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사법처리 결심, 적폐 수사 지속 등 윤 총장이 헤쳐 나가야 할 난제들을 짚어본다.

 

#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및 적폐수사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지표 중 하나는 ‘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이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직후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권 조정안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나아가 항명성 기자간담회까지 진행했다.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제43대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것도 ‘검란’을 예상한 강력대응의 뜻이 담겨있다. 검찰 반발을 제압하면서 윤석열을 통해 검찰 조직을 뿌리부터 바꾸겠다는 정부의 의지인 셈이다.

 

신임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8일 인사청문회에서 녹취록으로 적잖은 내상을 입으면서 강골검사의 이미지에 흠집이 남기도 했다. 

 

특히 친형제와 같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변호사 선임 여부에 대한 진위 논쟁으로 윤대진 검찰국장이 크나큰 상처를 받음에 따라, 윤대진 검찰국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입성이 만만치 않아 향후 검찰 핵심 포스트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적폐수사 지속 및 강도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수사권 조정 및 검찰개혁과 적폐수사는 임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수사권 조정국면에서의 검찰내부 반발무마와, 수사상황으로는 분식회계 범죄의 정점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사법처리(구속) 문제가 최대의 난제다. 정부방침에 협조하면서도 검찰을 지켜내야 하는 숙제를 떠맡은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지난 8일 청문회에서 “저항하지 않겠다”면서 정부방침을 수용하겠다는 태도로 일단락했다. 그러나 “필요할 때마다 검찰의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라고 언급함으로써 목적달성을 위한 우회 전략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경찰의 수사는 검찰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라고 하여 기존 정부안과 다른 생각을 피력함으로써 마찰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먼저 25일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및 부장 검사급의 중간간부인사를 통해 윤석열 호를 출항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신과 같이 일한 26∼27기 검찰 간부들의 승진에 노력하면서 대검 차장 및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포스트에 앉힐 인사들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제1~4차장 검사들은 윤석열 사단의 핵심인물들로 검사장 승진이 예상된다. 다음으로 일선 지휘관 격인 각 검찰청 차장, 부장과 대검 과장급 중간간부 인사에서 그간 자신과 고락을 같이 한 검사들의 승진 및 핵심 참모로의 이동 등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박영수 특별검사팀 및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서 같이 활동하였던 중간 간부급 검사들만 약 30∼40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총장 시대 내내 힘을 발휘하면서 윤석열 검찰 號의 허리 역할을 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렇게 윤석열 검찰 號의 진용을 구축한 다음,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및 적폐수사 등을 향한 여정을 꾸려 나가게 된다.

 

▲ 윤석열 (신임)검찰총장  © 박영주 기자

 

# 윤석열 검찰 號 산적한 고비 어떻게 넘길까

 

1948년 검찰 제도가 생긴 이래 검찰은 수사권, 기소권, 형 집행권을 독점하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검찰의 강한 반발로 실패했고,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70여 년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역대 대통령조차 건드리지 못한 것이다.

 

70여 년간 성역으로 치부되던 검찰 권한 분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하였던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추진하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공개 반발했고, 신임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회와 정부방침에 저항하지 않겠다면서 수용했다.

 

그러나 일선 검사들 대다수는 자신들의 권한이 박탈되는 듯한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 보장’을 핵심으로 하는 수사권 조정에 심한 충격을 받고 반발하고 있다.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태풍이 눈으로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향후 경찰과의 본격 협상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찰 고위직들의 비리수집 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 간에 서로 물어뜯기와 무기 확보를 위한 정보수집 및 여론전은 향후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올 수 있는 검찰 내부 불만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임기 내내 최대 난제 중 하나다. 더불어 검·경간의 영역확장을 위한 조직이기주의 차원에서 상호 난타전 및 약점 찾아내기를 위한 이전투구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슬기롭게 조정·관리하는 문제 또한 골칫거리다.

 

수사권 조정국면 과정에서 검사들의 심한 반발은 통수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윤 검찰총장은 이런 점 등을 십분 고려하여 강한 지도력으로 검사들을 달래거나 대화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일견 예상된다. 

 

그리고 검·경간의 갈등이나 난타전 등은 일방적 지휘가 아닌 상호 협력적 방안을 모색하면서 잠재우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침은 이미 청문회장에서 의견을 표명했다.

 

‘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은 70여 년 동안 누려온 검찰의 독점적 권한의 일부를 타 기관에 넘겨주거나 축소하는 일이다. 검찰로서는 살점이 찢겨 나가는 아픔이다. 

 

그러나 검찰 조직은 어디까지나 국가조직 일부분일 뿐이고, 국가조직은 최고 운영책임자는 대통령이다. 지나친 반발은 통수권자의 격노를 불러일으키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 

 

윤석열 총장이 조직이기주의를 어떻게 추스르면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슬기로움을 발휘할지 많은 국민이 주시하고 있어 윤 총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 적폐수사라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법처리

 

탄핵 폭풍에 따른 적폐수사로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 김기춘,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등 수많은 인사가 처벌(구속)되어 재판을 받았거나 재판계류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우리나라 제1그룹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분식회계 수사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법(구속)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해 2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결정적인 배경으로는 당시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된 윤석열 검사의 활약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삼성그룹 분식회계의 정점은 이재용 부회장이며, 이미 보도된 4조 5천억 원의 회계사기(분식회계)만으로도 처벌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사팀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의견을 제시했을 때 윤석열 총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국민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같은 중대 사안은 검찰총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고, 정부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 구체적 범죄사실을 제시하면서 ‘구속 불가피’란 강한 의견을 제시하면, 검찰의 의견을 수용하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현직 재임 중인 대통령 아들들의 구속처럼 말이다.

 

(이재용) 수사팀에서 구속의견을 제시했을 경우 윤석열 총장은 사법 정의 확립과 경제정의 실천 및 경제 현실 사이에 무거운 고민을 하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 없는 삼성그룹의 장래까지 고려하면서 말이다. 이것이 윤 총장의 최대 고민거리다.

 

오는 25일 취임하는 역대급 검찰총장 윤석열 앞에는 ‘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 등 자기조직의 살점을 도려내야 하는 미증유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으며, 더하여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처벌을 결정해야 하는 고된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두는 왜곡과 질곡의 한 시대를 정리해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시대 정리의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된 윤석열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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