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하락할까"…'분양가 상한제' 걱정많은 비관론자들

"단기 충격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흐름 나타낼 것"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9/07/12 [09:19]

"내 집 하락할까"…'분양가 상한제' 걱정많은 비관론자들

"단기 충격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흐름 나타낼 것"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9/07/12 [09:19]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공식적으로 언급되면서 때아닌 난리다. 분양가 상한제는 확실히 집값 이슈에서 강력한 한 방이었다.

 

간략하게 풀어내면 분양가 상한제는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HUG가 내놓은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이 분양가가 급진적으로 높아지지 않도록 유지하거나 조절하는 방식이라면 김 장관이 내놓은 ‘분양가 상한제’는 가격통제로 분양가를 다운시키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발은 당연하다. 반발의 근거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로또 분양으로 인한 시장질서 파괴고, 두 번째는 사업위축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검토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지난 9일 대정부 질의에서 “시장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분양가 상한제가 답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무능이 아니고 무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여 김현아 의원은 ‘분양가는 낮출 수 있겠지만 아파트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라는 주장을 근거로 내세웠다.

 

▲ 분양가 상한제로 본 서울 주요 아파트 매매가     © 신광식 기자

 

로또 분양으로 인한 시장질서 파괴 아냐

분양아파트는 ‘기준 시세’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는 낮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되고 있는 현재보다 더 낮은 분양가가 적용된다면 ‘로또 분양’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재건축 포기와 건설업체들의 공급 축소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집을 가지고 있는 자, 다시 말해 집값이 내려가길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기우다. 사실 분양가 상한제 반대 목소리의 이면에는 낮은 분양가가 자칫 주변 아파트 시세에 악영향(집값 하락)을 줄 수 있다는 공포심리가 숨어있다.

 

예컨대 내가 사는 10년 된 집이 10억 원인데, 누군가 바로 옆에 지어진 새집을 3~4억 원에 구매했다고 하면 ‘손해 심리’가 작용해 매우 불편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낮게 형성된 가격은 주변 아파트 시세 하락의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으므로 기존에 집을 가진 사람들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의 입장도 이와 같다. 

 

분양가 상한제는 말 그대로 분양가격에 상한제(최고점)를 두는 것이지 가격을 강제로 다운시키는 법이 아니다. 분양가는 토지비(보상비 포함)+건축비를 합한 금액으로 여기에는 건설사 마진도 포함된다. 결국, 적정 땅값과 사업비가 모두 포함되어 책정된 것인데 이런 분양가가 ‘로또’라고 불리면서 사업비를 키우는 명분을 만들어 왔다. 그간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 맞추기 위해 급진적인 증가세를 나타내왔다. 최근 1년(5월 기준) 서울의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12.53% 상승했다. 중형규모로 규정되는 60m² 초과 85㎡ 이하 유형의 분양가는 같은 기간 25.73% 올랐다.

 

분양가 상승률은 매년 물가, 건설 자재, 인건비 상승률의 수치가 무색하게 압도적으로 높은 그래프를 나타내왔다. 현 상황에서의 분양가 상한제가 건설품질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건설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하남권을 잇는 북위례 신도시 개발지역. 북위례는 2019년 하반기에 대거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다.  © 문화저널21 DB

 

분양가 상한제, 공급 부족으로 집값 폭등

과거 지표로 알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단기 충격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흐름 나타낼 것"

 

분양가 상한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8년 1월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다 2014년 12월 민간사업장에 대해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한창이던 과거지표를 살펴보면 앞으로 적용될 수 있는 상한제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가늠이 가능해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던 2008년 1월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8㎡ 실거래가(국토교통부)는 2008년 8억8843만 원이었다가 공급 부족의 우려로 2009년 9억2774만 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는 2014년 12월까지 마이너스 또는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6년 뒤인 2014년에는 2009년보다 떨어진 8억5206억 원을 기록했다.

 

폐지된 이후 집값은 폭등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4년 12월 이후 은마아파트 시세는 2015년 9억2862만 원, 2016년 11억1798만 원, 2017년 12억4154만 원, 2018년 15억2798만 원으로 불과 4년 만에 4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85㎡ 은 2008년 9억876만 원에서 2018년 15억9367만 원으로 비슷한 상승 폭을 보여줬다. 이런 그래프는 강남뿐 아니라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동일하게 보여줬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당시 1년간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의 주택공급 중단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세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내 안정권을 되찾으면서 마이너스와 상승을 반복하며 보합권을 유지해왔다.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2008년 분양가 상한제 당시에는 주택공급 부족이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현재에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2017년 기준 주택보급률은 103.3%에 달한다. 당해 서울 입주 물량은 2만9833호로 서울의 주택 재고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인다. 여기에 수도권 연평균 신규주택공급은 26만3000호, 서울은 7만 호 가량으로 신규수요를 초과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공급 기조는 2022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부 조사 결과 지난해 건축 인허가 면적은 1억6029만㎡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고 용도별로 보면 주거용 건축 허가가 18.5%나 줄었다지만 여전히 과잉 공급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과거 지표에서 볼 수 있듯이 공급 부족이라는 이슈와 더불어 억눌려있던 시세에 오름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민간으로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는 표면적으로 리스크가 큰 정책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정책 등이 유효하고 현 부동산정책 기조와 맞물린다면 전반적으로 집값 거품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확실성과 지속성인데, 정부가 이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느냐가 정책 성공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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