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끼적] 사과도 반성도 없이 ‘땅콩’ 이전으로 회항한 한진家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7/08 [18:23]

[끼적끼적] 사과도 반성도 없이 ‘땅콩’ 이전으로 회항한 한진家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7/08 [18:23]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고문으로 돌아왔다.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과 고 조양호 회장의 추모사업에 관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게 이유다. 앞서 지난달에는 이 고문의 둘째 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갑질과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밀수 등으로 숱한 물의를 빚었던 일가의 부활이다.

 

이제 조현아 씨만 남았다. 조 전무와 이 고문의 재등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세 모녀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사건에 휘말려 아직도 복귀를 공식화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 전 부사장까지 경영에 복귀하면 한진그룹은 몇 년 전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특히 이명희·조현민 모녀가 임원 직함을 단 정석기업은 그룹 내 부동산을 관리하는 비상장 계열사로 알짜로 평가받는다. 정석기업이 총수 일가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실탄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명희 고문이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의 남매 분할 경영체제 확립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여객기.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일선 복귀는 안타까운 일이다.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을 시작으로 오너리스크의 극치를 봤던 국민과 투자자들은 국내 재벌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였나하는 자조를 느끼지 않았을까. 땅콩회항 이후 지금까지 여론으로부터 호되게 뭇매를 맞을수록 오히려 맷집만 커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일가의 화려한(?) 복귀는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 여론은 세 모녀에게 제대로 사과한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고 조양호 선대 회장은 생전 딸들의 일탈이 비화했을 때 대국민 사과문을 내며 아버지로서 딸을 잘못 키운 죄를 호소했다. 이명희, 조현민 모녀는 경영 일선으로 돌아오면서 일련의 사건에 대한 공개적 언급은 일절 내놓지 않았다. 자연스레 관심은 향후 조현아 씨의 선택으로 향한다.

 

더 말해 무엇하겠냐만, 세 모녀가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던 이유를 굳이 또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한진가() 비극의 시작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다. 조 씨는 자사 항공기를 이용하면서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폭언을 내뱉다가 결국 이륙을 앞둔 비행기를 활주로에서 회항시켰다. 이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은 그룹 계열사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2017년 대법으로부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현민 전무는 물컵 갑질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내부 고발이 빗발치며 조 전무가 직원들에게 폭언·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녹음파일이 까발려졌다. 땅콩회항 이후 활활 타오른 국민적 공분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직원연대를 결성하고 한동안 서울 도심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명희 고문 역시 갑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여기에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로 재판까지 받았다.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6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꾸며 비자를 발급받고, 집안일을 시킨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해 지난 2일 이 씨에게 징역 1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조현아 씨 역시 같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특히 이명희·조현아 두 모녀는 법정을 자주 들락거렸다. 두 사람은 대한항공 항공편을 이용해 고가의 물품을 밀수한 혐의로 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조 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 벌금 480만원을 선고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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