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호 칼럼] 수돗물 사태,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송금호 | 기사입력 2019/07/08 [09:36]

[송금호 칼럼] 수돗물 사태,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송금호 | 입력 : 2019/07/08 [09:36]

▲ 송금호

40일째다. 지루한 장마 얘기가 아니다. 인천 수돗물 얘기다.

 

지난 5월 30일부터 시작된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해 인천광역시 서구 일부지역과 중구 영종도 지역의 주민들은 아직도 수돗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실제로는 붉은 수돗물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품질 개선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시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학생들이 마시는 학교 수돗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초과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돗물에서 비린내가 나는 등 새로운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수돗물의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렇듯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해 시민들이 수돗물을 음용하지 못하고 기피하는 사태가 길어진 것은 우선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효율적이지 못해서다.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만들어 놓고 이행했더라면 이처럼 시민들의 불신을 자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천재지변과 전쟁, 이번과 같은 붉은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 매뉴얼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당사자인 인천광역시는 허둥대면서 시민들에게 ‘안심하라’는 말만 되풀이 해 왔다. 수도꼭지에서는 여전히 녹이 슨 붉은 물이 나오고 이물질이 나오는데 문제가 해결됐으니 안심하라는 인천시의 홍보는 공허하고 시민들에게 오히려 불신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기회에 수돗물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매뉴얼의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사태를 보는 시민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수돗물의 생산과 관리를 너무 허술하게 해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붉은물 사태의 원인과 해결 과정을 지켜보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새롭게 불거지는 발암물질 초과 검출이라든가 비린내 등으로 인해 이제는 수돗물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와 환경부는 ‘수돗물안심지원단’의 활동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40일이 넘도록 붉은물 사태가 말끔히 끝나지 않고 최근에는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으니 수돗물 사태는 산 넘어 산이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때다. 

 

수돗물의 품질은 국민들의 생명과 관련된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 점의 의구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힘을 기울여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제거해야 한다.

 

기실, 이번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언제 어디서든지 터질 수 있는 문제였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시민들의 가정에까지 도달하는 수도관을 건설해 놓고 그 관로를 세척하는 등의 관리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상당수의 수도 관로는 노후화 되고, 이로 인해 이끼를 비롯한 이물질은 노후 수도관을 막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장에서 수돗물을 관리하고 있는 상수도 관련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언제든지 터질 게 터졌다’라는 자조석인 얘기를 하고 있다. 이렇듯 이번 붉은 수돗물 사태에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후화된 수도 관로는 언제든지 붉은 수돗물을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이고, 이끼를 비롯한 이물질이 잔뜩 끼어있는 수도 관로를 통과한 수돗물은 각 가정으로 보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아는 시민들이 수돗물을 마시겠는가.

 

서울시나 인천시를 비롯해 우리 국민들이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비율이 실제로는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도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생수를 사 마시거나 수돗물을 끓여 마신다. 현실이 이러 할진데 정부나 지자체들은 이런 근본 문제는 애써 외면하고 당장 불거진 문제만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정이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이번 기회에 모든 상수도 관로를 전수 조사해서 이 같은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대대적인 수돗물 안심 사업이 필요하다. 물론 많은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정부는 특별 예산 지원으로 지자체의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과 세척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단선으로 돼 있는 상수도 관로를 복선으로 만드는 사업도 필요하다. 단선으로 돼 있기 때문에 관로를 세척하거나 교체하는 과정에서 단수가 불가피 하다. 또, 이번 인천 수돗물 사태처럼 붉은 물이나 이물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문명시대가 이어지는 한, 상수도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필요충분조건이다.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예산 타령을 할 것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 앞서 선결하고 선행돼야 할 문제가 상수도 사업이다. 국민들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원하고 있다.

 

송금호

문화저널21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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