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위험천만한 노동관… “파시스트의 환상”

민주노총 거론, 노골적 ‘노동 혐오’ 드러낸 나경원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7/05 [16:57]

나경원의 위험천만한 노동관… “파시스트의 환상”

민주노총 거론, 노골적 ‘노동 혐오’ 드러낸 나경원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7/05 [16:57]

경제 발목 잡고 법질서 위 군림편견일색

파업 때 대체근로 허용, ‘자유계약법주장

노동권에 얕은 인식 드러내… 논란 부를 듯

당사자민주노총 참신한 파시스트일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4일 국회 연설 중 고용·노동 부분은 민주노총으로 시작해서 노동 상품화로 끝났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12000여 자 분량의 원고 중 1600여 자를 고용·노동에 할애했다. 특히 양대 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친민노총’, ‘최대 권력 조직’, ‘귀족노조등의 수사를 동원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는 고비용 저효율이 고착화되고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 바로 노동개혁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민주노총을 향해 대한민국 법질서 위에 군림하는 최대 권력 조직이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거대노조 역시 대기업 못지않은 막강한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민주노총을 거대 이익집단, 권력집단으로 규정했다. 정부·여당에게는 민노총(민주노총)의 촛불청구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나 원내대표는 반드시 불균형 노사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노조 힘 빼기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다. 나 원내대표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노동자유계약법 등을 고용·노동 분야 입법 과제로 내놨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도 필요하지만, 이제 노조의 사회적 책임 USR도 필요하다면서 노조의 각종 사업, 내부 지배구조, 활동 등의 투명성, 공익성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재무제표와 이사회, 대주주 명부를 공시하듯 노동조합도 수입·지출, 대의원대회와 총회, 조합원 현황을 공개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두 번째로 언급한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은 논란이 예상된다. 나 원내대표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불법행위, 이제 더 이상의 관용은 안 된다파업 기간 다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노조의 파업에 대한 회사의 대응책으로 직장폐쇄를 인정하고 있는데, 나 원내대표의 주장은 아예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자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노동자유계약법’ 부분에서 정점을 찍는다. 나 원내대표는 점차 근로기준법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국가가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기준의 시대에서 경제 주체가 자율적으로 맺는 계약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공장 생산체제에 기초한 노동법제가 기술의 변화와 그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동을 반영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노동과 노동하는 사람 자체를 상품으로만 취급할 수 없다는 노동법의 근간이 바뀌지는 않는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대회 연단에 올라 대회사를 마치고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이들과 관련해 연설의 당사자인 민주노총의 입장을 들어봤다.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조파괴를 일삼다 정권을 빼앗긴 트라우마의 발로라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우선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에 대해 “(2016~2017) 촛불혁명 때 집회할 돈이 어디서 났겠느냐, 민주노총은 또 그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트집을 잡는 것라며 파시즘적 발상이며 노동조합의 역사성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기업, 정부와 함께 경제 주체로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역할도 있는데 이것은 언급조차 않았다사회적 책임을 말하려면 그만한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사용자 측이 한국 노사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강성노조 천국이고 (노조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이를 바로잡겠다며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법안이 이미 발의돼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도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는 법에서 허용하지 않음에도 현장에서 비일비재하다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광범위한 노조파괴가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달성군) 등 같은 당 17명의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개정안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김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가 근로기준법과 배치해 소위 노동자유계약법을 들고나온 대목에서는 실소를 터뜨렸다. 김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지금껏 얘기한 것 중 참신한 게 없었는데, 세계적으로 100년 넘게 다듬어진 노동법 체계를 뒤집자는 말이어서 참신한 파시스트의 환상을 보여줬다고 조소를 보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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