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설 ‘文때리기’ 일색…여당은 인내와 무대응

에둘러 비꼰 이인영 원내대표 “의원님들 인내심에 존경과 감사”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7/04 [16:30]

나경원 연설 ‘文때리기’ 일색…여당은 인내와 무대응

에둘러 비꼰 이인영 원내대표 “의원님들 인내심에 존경과 감사”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7/04 [16:30]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불안‧공포‧신독재 단어로 文정부 비판

민주당은 아예 ‘무시’…본회의장 빠져나가며 “잘 참았다” 다독여 

에둘러 비꼰 이인영 원내대표 “의원님들 인내심에 존경과 감사” 

야3당 일제히 혹평…패스트트랙 비난한 자유한국당에 불쾌감 표출

 

‘불안’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꾸려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비난과 함께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다른 야당에서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파행에 대해 일말의 사과조차 없었다며 비판을 쏟아냈지만 여당은 아예 ‘무대응’을 일관했다. 

 

여당이 무대응에 나선 이유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엿볼 수 있었는데, 사실상 말할 가치도 못 느끼겠다는 의중을 느낄 수 있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4일 오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 연설은 줄곧 공포‧재앙‧절망‧분열 등 부정적인 단어로만 꾸려졌다.

 

패스트트랙과 관련해서도 ‘폭거’로 규정하며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아야만 했다”, “국회에서 정치가 사라지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었다”라고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패스트트랙은 바로 악의 탄생이었다”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향해 ‘신독재’라는 단어를 꺼내들기도 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지를 인용해 문재인 정권의 현주소가 신독재 현상과 부합하다는 주장을 펴며 “지난 문재인 정권 2년은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비판세력 입막음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의 당연한 저항에 저들은 빠루와 해머를 들고 진압했다. 그리고 경찰을 앞세워 집요하게 마지막까지 탄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여당은 물론 다른 야당 의원들이 앉은 자리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전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설 때처럼 극렬한 항의는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옆자리 의원이 투덜거리자 손을 잡으며 달래기도 했다. 

 

끝으로 나 원내대표는 “누가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대안을 갖고 있느냐. 자유한국당이다. 문재인 정부는 틀렸다. 문재인 정부 정책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답을 제시하겠다”고 야당 역할론을 꺼내들었다. 연설이 끝나자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며 “끝까지 자리에 계시다니 대단하시다”, “잘 참으셨다”, “오~인내심”이라며 서로를 다독였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로 나 원내대표를 격려했다.

 

▲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이후 야당을 중심으로 쏟아진 논평은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경제실정이나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들에 대한 지적에는 공감했지만 전달하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먼저 바른미래당은 “불안과 공포를 논하기 전에 한국당의 오만함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어야 한다. 연설에 지난 긴 세월 동안의 국회파행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일하는 국회’에 협조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민주평화당은 “오늘 연설은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과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정권교체에만 초점을 맞춘 최악의 연설”이라 평가하며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말하기 전에 본인들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 정부의 경제 난맥상에 대한 일부 진지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과도한 공포 마케팅, 무조건적인 발목잡기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정의당은 “오늘 연설은 자유한국당이 얼마나 답이 없고 쓸모없는 집단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방증”이라며 “피해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폭탄에 불과했다”고 혹평을 내놓았다. 이어 “걸핏하면 독재라는 단어를 주워섬기는데 도저히 묵과할수 없다. 독재든 날치기든 죄다 자유한국당의 전매특허 아니냐”며 지난 정권에서 벌어졌던 테러방지법 처리 강행과 필리버스터를 언급하기도 했다. 

 

▲ 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의원님들의 인내심에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하자 의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이처럼 야당이 날선 비난을 쏟아냈지만 어찌된 일인지 여당에서는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왜 무대응을 일관하는지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다. 

 

단상에 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제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봤는데 너무 크게 비교가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더이상 얘기하면 오히려 누가 될거 같다”며 짧은 소감을 갈무리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저는 ‘일하는 국회’에 대한 주문을 했고 오늘 최소한의 대답이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전혀 없어 많이 섭섭하다. 이건 제가 듣고 싶은 답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 국민이 꼭 듣고 싶은 대답이라 생각한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때로는 근거도 없고, 때로는 맹목적인 비난에 가까운 현실 속에서 그래도 오늘 의원님들께서 인내하시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힘이 어색한 박수에 비해서는 우월했다 생각한다”며 “의원님들의 인내심에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앞으로도 우리가 더 성숙한 국회를 만드는데 스스로가 먼저 모범이 되는 과정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 원내대표의 말에 민주당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맹목적인 비난이 있었음에도 성숙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인내해야 한다는 이인영 원내대표의 꼬집음와 “너무 비교됐다”는 이해찬 대표의 쓴웃음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응할 필요성조차 못 느낀다는 일종의 ‘무시’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편,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총 11번의 박수를 보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이후 퇴장하면서 서로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에 대해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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