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자유한국당, 여의도 맹비난 ‘한몸’에

자유한국당 빼더라도 국회 운영은 가능…문제는 상임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6/25 [15:19]

고립무원 자유한국당, 여의도 맹비난 ‘한몸’에

자유한국당 빼더라도 국회 운영은 가능…문제는 상임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6/25 [15:19]

2시간 만에 합의문 무효로, 국회 정상화 물거품 만들어

여당 “새로운 협상 꿈도 꾸지 말라…용납하지 않을 것”

중재 역할 해온 바른미래당도 실망 “중재할 것 사라졌다”

자유한국당 빼더라도 국회 운영은 가능…문제는 상임위

 

앞서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합의문 추인을 반대하며 2시간 만에 스스로 작성한 합의문을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리면서 25일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날선 성토가 쏟아졌다. 

 

여당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중재역할을 자처해온 바른미래당에서도 “새롭게 협상을 내용은 더는 없다. 중재할 것이 사라졌다”고 손을 놓아버렸다. 

 

80일 만에 겨우 이뤄진 국회 정상화 약속이 ‘2시간’ 밖에 지속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에 다른 정당들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정상화에 나서기로 잠정 합의했다. 총선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으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과는 선을 그으려는 움직임에 힘이 실리면서 자유한국당을 뺀 국회 정상화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박영주 기자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자유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 국회정상화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했다. 개탄스러운 일”이라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마시기 바란다. 우리 국민 누구도, 국회 구성원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이대로 방치하고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며 한때 국회 정상화를 명목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패스트트랙 재논의에 대해 ‘논의 불가’라는 못을 박아버렸다.

 

중재 역할을 해온 바른미래당에서도 실망감과 배신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국당 강경파는 원내대표들이 어렵게 이뤄낸 합의를 한순간에 걷어찼다. 한달이 넘는 협상이 만들어낸 합의문이 거부당한 이상 새롭게 협상할 내용은 더는 없다. 중재할 것이 사라졌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 찬반은 있을 수 있지만, 국회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라는 강경파의 요구는 애당초 수용되기 힘든 무리한 주장이었다”라며 자유한국당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는 한편, 향후 재논의 가능성에 대해 “또 다른 중재안이 있을까 회의감이 든다”고 에둘러 거절 의사를 밝혔다. 

 

비교섭단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국회로 들어와 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정상화에 전혀 협조하지 않는 한국당은 정부·여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석달에 걸친 국회 정상화의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거대양당 체제 속에서 민생국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작년 12월15일 합의문에 이어 자신이 사인한 합의문을 두 번이나 부정하는 최악의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끝까지 내가 하고 싶은 상임위만 하겠다던 불량학생 자유한국당이 어제부로 20대 국회에 자퇴서를 제출한 것”이라 거세게 비난했다. 

 

사실상 교섭단체 3당 가운데서 중재를 맡을 바른미래당이 차갑게 돌아서면서 자유한국당은 고립무원 상태에 놓였다. 당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너무하다고 지적해온 바른미래당이 “일련의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자유한국당에 있다”며 돌아서자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정상화가 추진되게 됐다.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 국회 1차 본회의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박영주 기자

 

의석수 보더라도 자유한국당 뺀 본회의 의결 가능

상임위도 최악의 경우, 위원장 직무대행 가능성도 존재

자유한국당의 '선별적 국회일정 참여' 여론 역풍 예상돼

 

실제로 현재 298명의 국회의원 구성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128명 △자유한국당 111명 △바른미래당 28명 △민주평화당 14명 △정의당 6명 △대한애국당 2명 △민중당 1명 △무소속 8명이다.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법안이 의결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의원수만 합해도 176명으로 전체 의석수의 절반인 149명을 훌쩍 넘기게 돼 국정운영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상임위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는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여상규)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윤상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위원장:홍일표)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이명수)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김학용)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박순자)까지 6개다. 

 

만일 자유한국당이 계속해서 국회 일정에 불참할 경우, 6개 상임위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위원장이 개회를 거부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는 ‘최악의 선택지’도 있어 자유한국당 없이 국회를 굴리지 못할 가능성은 0(제로)에 가깝다. 쉽게 말해 자유한국당을 뺀다고 국회가 돌아가지 않을리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회일정 공백이 길어져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높아진 상황에서 작은 정당들이 자유한국당과 행보를 같이 할 경우, 당장 내년에 있을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의 회초리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의도 전반에 팽배한 분위기다. 

 

조금이라도 의석수를 늘려야 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으로서는 민심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등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국회 일정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일정만 챙기고 마음에 안 드는 일정은 내팽개치겠다는 태도는 의원들의 이기주의라는 지적을 받기 쉬워 여론의 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회 파행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에 끌려다닌다는 비난을 받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24일 자유한국당의 합의문 파기로 면죄부를 얻었다. 이를 빌미 삼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상임위, 법안소위, 예산소위를 넘어 3당 원내대표 합의 그대로 본회의를 비롯해 국회 의사일정을 착실하고 탄탄하게 운영해나갈 것”이라며 확실한 국정운영을 약속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 24일 3시30분 경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하며 국회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2시간 후인 5시30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합의문 추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합의 자체를 무효로 만들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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