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에서 김명환까지…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史

다른 의미로 이례적인 김 위원장 구속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6/23 [11:28]

권영길에서 김명환까지…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史

다른 의미로 이례적인 김 위원장 구속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6/23 [11:28]

초대 권영길 위원장 ‘3자 개입 금지위반

7대 이석행 ‘MB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11대 한상균 박근혜 노동개악 저지구속

김명환, 경사노위 불참 괘씸죄걸려들었나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1일 밤 구속됐다. 지난해 5월과 올해 3, 4월 국회 앞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다. 정부 출범 초기 아슬아슬한 훈풍이 불었던 노정관계가 역대 정부와 같이 적대적으로 됐다는 평가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총 네 차례 열린 국회 앞 노동법 개악 저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국회 담장을 파손하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불법 행위를 계획,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민주노총 임원 구속은 이 정부 들어 네 번째, 위원장 구속은 역대 정부를 통틀어 다섯 번째다.

 

▲ 한상균 민주노총 지도위원(전 위원장, 왼쪽)과 김명환 위원장(오른쪽)이 지난해 한 전 위원장의 출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옹하는 모습.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99511월 민주노총 창립 이후 참여정부를 제외하고 모든 정권에서 위원장이 구속됐다. 권영길 초대 위원장(199511, 김영삼 정부), 단병호 3대 위원장(20018, 김대중 정부), 이석행 7대 위원장(200812, 이명박 정부), 한상균 11대 위원장(201512, 박근혜 정부) 등이다. 일종의 관례처럼 된 것인데,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예외가 아니게 됐다.

 

권영길 초대 위원장은 19946월 전국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파업과 관련해 ‘3자 개입 금지위반으로 구속됐다.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이른바 노동3권에 대해 노사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관여할 수 없도록 한 독소조항이다. 노동조합 결성과 교섭, 쟁의행위 등을 사실상 봉쇄하려는 의도였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1980년 말 전두환 군부 독재 시절 만들어졌다가 2007년에서야 폐지됐다.

 

단병호 3대 위원장은 정권 퇴진을 내걸고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됐다.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던 때였다. 정부는 정리해고제를 도입하고, 공기업을 대대적으로 민영화하며 노동계와 강한 마찰을 빚었다.

  

이석행 7대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하다 구속됐다. 당시 정부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하나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키로 했는데, 광우병 위험성이 제기되며 전국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이 이에 반발해 촛불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MB정부의 친기업·민영화 기조에 반기를 들며 조직적인 투쟁을 벌였다.

 

▲ 민주노총의 지난해 국회 앞 집회 모습.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한상균 11대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소위 노동개혁에 반발하며 총파업과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금융·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을 추진했다. 그중 노동개혁은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근로 확대, 고용·산재보험 개편 등을 밀어붙였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추진에 반발해 20156월 총파업을 벌였다가 11월에는 민중총궐기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와 관련해 사정당국은 한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적용하기도 했다.

 

김명환 위원장이 이끄는 지금의 민주노총은 이들 네 명의 위원장과는 달리 국회를 표적으로 삼았다. 정부 비판이 구호에 담기기는 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탄력근로시간제 확대 등 노동 관련법 개정 저지가 주된 목적이었다. 정부를 적으로 돌리지는 않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김명환 위원장 구속은 뜻밖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민주노총 현 집행부 출범이 맞물리면서 노사정 대화기구 개편 과정에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등 노정관계 개선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최저임금, 공공부문 정규직화 등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민주노총 내부 이견으로 집행부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마저 좌절되면서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