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에서 ‘캐스팅보트’로…바른미래당의 변신

자유한국당 뺀 국회정상화로 초강수 “모두 따라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6/17 [13:42]

중재자에서 ‘캐스팅보트’로…바른미래당의 변신

자유한국당 뺀 국회정상화로 초강수 “모두 따라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6/17 [13:42]

자유한국당 뺀 국회정상화로 초강수 “모두 따라와”

자존심보단 실리…자유한국당 대신할 보수정당 천명 

4월 총선 겨냥한 움직임, 캐스팅보트로 어필 나선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그리고 바른미래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주말동안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입장차만 확인한채 마지노선을 넘기고 말았다.

 

상황이 여기까지에 이르자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여야4당만 6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중재자에서 ‘캐스팅 보트’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계속된 협상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바른미래당이 이같은 강수를 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자유한국당의 지속된 몽니에 지친 것도 있지만 최종목적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을 대신할 수 있는 ‘진짜 보수정당’으로의 탄생을 통한 의석수 확보다.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중재자 역할을 지속해오던 오 원내대표는 캐스팅보트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사진제공=국회기자단(가칭) 김진혁 기자)  

 


일요일인 16일 오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오늘 (여야 협상이) 깨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17일 오후 2시 의원총회 이전에 여야합의가 안될 경우, 단독국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빼고 여야4당이 단독국회를 소집할 것이라 엄포를 놓은 것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같이 강수를 두면서 “민주당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손을 들면 모두 따라올 것”이라 말했다. 이는 중재 혹은 동참의 개념이라기 보단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일종의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설득하던 바른미래당이 돌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개의를 꺼내들며 캐스팅보트로 나선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첫번째는 ‘국민을 향한 강력한 어필’다. 

 

지금까지 거대 양당의 가운데에서 중재역할을 자처해왔던 바른미래당으로서는 국회 공백상태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만 보게 될 가능성이 컸다. 원내에서 아무리 중재를 잘하더라도 결국 국회 밖에서 보기에는 거대 양당의 움직임만 포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을 뺀 국회 개의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행동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과정이 어떻게 됐건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국회를 열겠다”고 공언하고 국회가 열리게 되면 국회 정상화에 있어 최고의 역할을 한 정당은 바른미래당이 되기 때문이다. 

 

향후 총선과정에 있어서도 ‘거대 양당을 설득해 국회공백 상태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역할은 많은 국민들에게 바른미래당의 필요성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바른미래당이 어중간한 중재자보단 돋보이는 캐스팅보트를 택한 이유다. 

 

두 번째는 ‘원내에서의 실리 추구’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의 중재 역할은 빛을 발했다. 1라운드인 패스트트랙 법안처리 문구 갈등에 있어서는 자유한국당의 손을 들어주며 ‘문구 수정’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여당으로서는 속이 상할 일이었지만 야당을 버리고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합당한 결과로 볼 수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여기서 승리의 달콤함을 맛봤다. 

 

2라운드인 정개‧사개특위 연장 갈등에 있어서는 일단 6월 국회부터 열고 논의하기로 결론을 지었다. 바른미래당이 어느 한쪽의 편도 들어주지 않은채 무승부로 둔 모습이다. 정개사개특위 연장보다는 민생을 우선해 국회 문부터 열자고 설득한 점은 여당 역시도 납득했을 것이다.

 

3라운드인 경제청문회 갈등에서는 민주당의 편을 들어줬다. 오 원내대표는 앞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유한국당이 논의되지도 않은 경제청문회 문제를 꺼내들면서 이것이 걸림돌이 돼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주장하고 있는 것도 국회 정상화가 돼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국회 정상화가 되면 지금 기획재정위원회나 운영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부분”이라 말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3라운드는 여당인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3단계에 걸친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은 중심을 제대로 잡고 결과를 이끌어냈다. 자유한국당이 반발하더라도 1라운드에서 손을 들어주지 않았느냐고 항변할 거리가 생겼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정상화라는 최악의 수가 당위성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당내 협상과정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할 명분을 만들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른미래당은 이번에 원내협상의 실리를 완전히 챙겨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곧 있을 4월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대체할 보수정당으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장외 투쟁만 거듭하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원내에서 정부여당에 항의함으로써 보수표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마지막으로는 ‘자유한국당을 대체할 보수정당으로서의 탈바꿈’이다.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로 나선 것의 가장 큰 목적이자 이유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지속된 원내협상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보여준 모습은 ‘협조할 것은 협조한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정부여당의 편은 들지 않아 보수정당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있는 양상이다. 

 

경제청문회 부분을 보더라도 바른미래당에서는 최종적으로는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라 선을 그었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야당의 이야기도 일리는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회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자유한국당의 장외 경제청문회가 아닌 바른미래당의 장내 경제청문회가 더욱 빛을 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되면 향후 총선과정에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불만을 갖고 있는 국민들을 향해 “원내에서 민주당에 대적할 보수 정당은 자유한국당이 아닌 바른미래당”이라 말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진다. 

 

지금의 보수진영은 구심점을 잃었다. 정부여당이 싫다는 보수층 중에서도 그래도 자유한국당은 못 찍겠다는 여론은 만만치 않다. 바른미래당이 원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낸다면 갈곳을 잃은 보수층이 바른미래당으로 집결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원내에서 공식적으로 정부여당에 대항할 좋은 자리를 만들어놓았다. 협상과정에서 계속 빠져있던 자유한국당이 아무리 급하게 막차를 탄다 하더라도 이미 1등석은 바른미래당에 뺏긴 상황이다. 

 

다가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허울뿐인 자존심보다는 명분과 실리를 챙긴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을 대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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