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박 물갈이’ 발언, 당내갈등만 확산

태생적 한계 여전…홍준표 “자유로운 사람 단 한명이라도 있나”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6/09 [16:15]

자유한국당 ‘친박 물갈이’ 발언, 당내갈등만 확산

태생적 한계 여전…홍준표 “자유로운 사람 단 한명이라도 있나”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6/09 [16:15]

친박계 의원들로 구성된 정당에 탄핵정국 권한대행 출신 당대표

태생적 한계 여전…홍준표 “자유로운 사람 단 한명이라도 있나”

외연확장 꾀하는 황교안, 오히려 집토끼‧산토끼 다 놓칠 우려도  

 

총선을 앞둔 자유한국당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발언이 나온 가운데 공천배제의 칼날이 사실상 친박계 현역의원들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의 수장인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로 있으면서 탄핵 정국에서 권한대행을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탄핵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태생적 한계가 여전한 상황에서 친박계 의원들을 물갈이 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스럽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금 자유한국당 지도부‧국회의원들 중에서 박근혜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가”라고 반문해 당내 갈등이 더욱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 자유한국당 내에서 최근 친박 물갈이와 관련한 발언이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황교안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국회기자단(가칭) 김진혁 기자) 

 

지난 6일 자유한국당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행할 공천과 관련해 과거 박근혜 탄핵 사태와 20대 총선 공천파동을 언급하며 “많은 후유증을 갖고 있는 당이기 때문에 현역의원들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물갈이 폭이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의 자기사람 심기 유혹을 뿌리치고 룰에 입각해 공천을 실행하겠다”며 공천룰을 무시했던 지도부 실세들의 과거 전횡을 근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위원장은 또한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 망언이나 각종 막말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실을 언급하며 “실효적인 조치를 하려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공천에 불이익을 주는 수밖에 없다. 감점 또는 경우에 따라 공천 배제원칙에 들어가는 강한 조치방안을 만들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는 총선에서의 승리가 중도보수층을 얼마나 잡을수 있느냐에 달린 만큼 확장성에 악영향을 주는 막말 의원들을 공천에서 철저하게 배제하고 여론으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는 주요 친박계 인사들을 당내 비주류로 끌어내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신 위원장의 발언 이후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반발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강성 발언을 쏟아내 온 친박계 중진 의원일 경우 핀포인트로 공천 배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갖은 수난 속에서도 당을 지켜온 중진 의원들을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쳐내는 것은 부당하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신 위원장 역시도 2016년 공천을 받은 사람인만큼 자유롭지 못하고, 황교안 대표 역시도 친박계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다른 친박계 의원들만 속아내겠다는 태도는 모순적이라고까지 말한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 책임론으로 공천 물갈이를 한다는 것을 비판했다. (사진=홍준표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당내 갈등에 불을 붙인 공천룰 발언과 관련해 “아직도 자유한국당은 변한 것이 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자유한국당 지도부, 국회의원들 중에서 박근혜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가? 탄핵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는 길만이 한국의 보수우파가 살길인데 내년 총선도 탄핵프레임 속에서 허우적대려 하는가”라며 탄핵 프레임을 꺼내 공천배제를 언급하는 것이 오히려 스스로 발목을 잡는 행동이라 에둘러 지적했다.

 

현재 황교안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당 개혁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공천배제를 통한 대대적 물갈이를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여성‧청년 친화정당을 지향함으로써 미래가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을 노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황 대표의 움직임은 오히려 집토끼와 산토끼 두 마리를 모두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미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탄핵을 끝까지 반대했던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비박계 의원들의 다수가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으로 쫓겨난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스스로 부인하더라도 친박 정당이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대표인 상황에선 더더욱 친박 정당이라는 프레임이 공고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자유한국당이 돌연 과거 탄핵을 이유삼아 공천배제를 언급한 것은 모순적다. 오히려 자신들의 정체성을 혼동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홍 전 대표 역시도 “피아도 구분 못하고, 옳고 그름도 구분 못하고…(중략)…좌파에 동조하는 것이 살 길인양 하루살이 정치만 일삼고 있다”고 대놓고 지적한 것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연이은 막말 논란과 국회 파행 책임론 등으로 일주일 만에 지지율이 12%p나 빠져나가 20%대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8일 국회 복귀 요구에 대해 “이 정부의 엉터리 국정 들러리를 서라고 하는 것 아니냐”며 복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장성을 말하기엔 변화가 부족하고, 보수결집을 외치기엔 정체성이 모호한 지금의 황교안 대표가 어떤 형태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친박 물갈이 발언으로 인해 황교안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