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오롱생명과학’은 껍데기였나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5/07 [17:32]

[기자수첩] ‘코오롱생명과학’은 껍데기였나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5/07 [17:32]

  ©박영주 기자

 인보사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2년 전인 2017년 3월 인보사케이주의 2액 성분이 바뀐 것을 인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알고도 숨긴 것이 아니라면 코오롱생명과학의 능력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오후 코오롱티슈진은 공시를 통해 미국 위탁생산업체인 론자가 2017년3월 1액과 2액의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 위탁검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293유래세포)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생산에 문제가 없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제품 생산을 추진했으며, 보고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코오롱생명과학이 2액 세포가 바뀐 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진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알고도 숨겼다는 의혹에 대해 “코오롱티슈진이 보고하기 전까지는 정말로 알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일개 자회사가 회사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중대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은 2액 세포주가 뒤바뀐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음에도 이것이 문제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능력부족으로 볼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책임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보사 사태가 여기까지 불거진 배경은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쉽게 유추 가능하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의혹과 관련해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코오롱티슈진도) 숨기려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2액의 세포주보다 생산이 가능한지를 우선시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1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동일한 성분을 사용해왔지만 2004년 당시의 기술로는 2액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293 유래세포인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명찰을 잘못 달아준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대한민국 1호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를 하루빨리 생산해내기 위해 사전에 발견한 문제점을 ‘약간의 실수’ 정도로 인식한 사측의 안일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욕심이 앞서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해야하는 문제를 그대로 덮어버렸고 그것이 끝내 화를 부른 것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티슈진이 2년 전 2액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미국 FDA는 ‘임상재개 승인 전까지 임상을 중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일본 제약사인 미쓰비시다나베는 인보사 라이센스 계약을 파기한 이후 25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돌려달라며 ICC 소송을 진행 중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잡아내지 못한 것은 실력이다.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과연 인보사를 판매하고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