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에게 버림받은 조양호, 대한항공 이사 연임 좌절

찬성 많았지만 ‘3분의 2’ 정관에 스스로 발목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3/27 [10:55]

주주에게 버림받은 조양호, 대한항공 이사 연임 좌절

찬성 많았지만 ‘3분의 2’ 정관에 스스로 발목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3/27 [10:55]

대한항공 주주총회, 조양호 연임 논의

반대 35.9% ‘부결… 경영에서 쫓겨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조 회장의 경영권이 박탈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비롯해 4개의 안건이 올라왔다. 사회적 관심을 받은 조 회장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찬성표가 두 배 가까이 많았지만, 정관의 ‘3분의 2’ 규정에 막혔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에 참석한 주주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조양호 회장이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사 선임 요건을 엄격하게 해왔던 것에 스스로 발목이 잡히고 만 것이다.

 

▲ 조양호 회장 일가 사건·사고 일지. (디자인=신광식 기자)

 

결국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인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경영을 맡아온 지 20년 만에 경영권을 잃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기내 면세품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196억원의 통행세를 편취하고, 이른바 땅콩회항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수임료 17억원을 회사 돈으로 지불하는 등 배임, 횡령 혐의를 받아왔다. 측근을 정석기업 직원으로 허위 채용해 20억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사무장 약국을 운영하며 1522억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본인 외에도 일가의 갑질파문이 일면서 국적 항공사의 경영자로서 입지가 깎였다. 부인 이명희 씨는 직원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검찰에 기소됐고, 딸 조현민 씨는 협력업체 직원에게 물컵을 집어던지는 등 갑질이 폭로됐다. 이명희, 조현아, 조현민 세 모녀는 고가의 사치품을 대한항공 이름으로 들여오다 적발돼 밀수 혐의도 받았다. 다만 조현민 씨는 기소돼지 않았다.

 

일가가 온갖 탈법을 저지르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등은 주총에 앞서 조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를 국민연금과 투자자들에게 호소했다. 국민연금은 하루 전인 26일 저녁 늦게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 결과로 조양호 회장은 주주들의 선택에 의해 처음으로 경영 일선에서 쫓겨난 첫 총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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