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양호 반대’ 노조 막으려 비행기 띄운 대한항공

“활동 적극적인 간부 골라 스케줄 편성” 논란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3/26 [17:13]

[단독] ‘조양호 반대’ 노조 막으려 비행기 띄운 대한항공

“활동 적극적인 간부 골라 스케줄 편성” 논란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3/26 [17:13]

조종사노조, 주총 때 조양호 연임 반대

위원장 등 간부 12명 중 9명이 비행·교육

“주총 당일 직원들 목소리 차단 위한 것

 

대한항공이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 반대에 적극적인 노조 간부를 골라 주주총회가 열리는 27일 비행 일정에 대거 포함시켜 논란이다.

 

26일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조종사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 사측은 조종사노조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집행간부를 맡고 있는 기장·부기장 12명 중 9명을 주총 당일 운항 스케줄에 편성했다. ‘데이오프’(휴일)1,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자)는 2명으로 이들은 개인 사정이 있거나 노조의 일상 업무를 위해 내근하는 인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노조는 27일 오전 9시 대한항공 주총에 맞춰 민변,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조양호 회장의 연임 안건에 반대표 행사를 주주들에게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김성기 조종사노조 위원장의 경우 이날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대만 타이베이를 왕복하는 항공편에 오른다. 나머지 간부들도 김포와 인천에서 출발하는 국내·국제선 운항이 잡히거나 ‘홈 스텐바이’(집에서 대기하는 것) 인원으로 배정됐다. 현직 집행간부 외에도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알려진 대의원 및 전직 노조 간부가 ‘리커런트 트레이닝’(자격 유지 및 갱신을 위한 훈련) 또는 운항에 들어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상 일정 범위 내에서 노조 활동을 위해 근로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다. 따라서 당일 주총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거나 집회를 여는 등의 노조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노조 간부 3분의 2가 비행, 오피스 근무 등으로 발이 묶이면서 이들이 목소리를 낼 통로가 사실상 막힌 것이다.

 

이번 스케줄 편성과 관련해 최근 조양호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내부 직원들의 움직임을 위축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성기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스케줄에 안 넣은 사람들은 주총에 안 가는 사람들이라며 처음에 모든 간부들을 스케줄에 넣었다가 (노조에서)항의를 했더니 편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에 쟁의행위 기간에 기장으로 승격하는 심사 대상자에 새노조 조합원 및 비조합원은 5명을 포함시켰지만, 조종사노조 조합원은 1명만 넣은 적이 있다노조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심사 결과가 그랬을 뿐이라며 피해갔다고 전했다.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작업이 과거에도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은 관리자들을 동원해 주식을 가진 직원들에게 조양호 회장 연임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라며 위임장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주총을 하루 앞두고 조양호 회장의 연임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게 되자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 스케줄은 한 달 전에 미리 공지가 되는데 주총 개최일 공시는 2주 전에 됐다사실 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모든 승무원들이 똑같이 스케줄에 들어가는 것이지 노조 간부들만 제외될 이유는 없다면서 노조 간부라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은 특혜를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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