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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反조양호 연대’ 승산은 있다, 국민연금이 나선다면

요지부동 한진 조양호에 위임장 맞든 사람들 ①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3/26 [09:01]

[인터뷰] ‘反조양호 연대’ 승산은 있다, 국민연금이 나선다면

요지부동 한진 조양호에 위임장 맞든 사람들 ①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3/26 [09:01]

대한항공 주주행동나선 김남근 민변 부회장

횡령·배임혐의 조양호… 이사 연임 안건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찬성 요건, 자충수 될 것

견제가 이사회 본연의 임무, 독립성 강화해야

 

예전에 다 팔아버리고 자투리 2주만 남았습니다. 극소량이지만 혹시라도 승부가 갈리는 순간에 도움이 될까봐 위임합니다.”

 

대한항공의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항공 주식을 단 2주 가졌다는 한 소액주주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이 구축한 () 조양호 연대에 힘을 보태며 뜻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주총의 안건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표이사직 연임을 올렸다.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여기에 반대하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를 조직했다. 기관투자자에는 연임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고, 소액주주에게는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변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캐나다나 멕시코 등 해외에서 의결권을 위임해주신 분들도 있고, 학교 동창회에서 위임장을 모아주신 분들도 계신다라며 소시민으로 지내시던 분들이 조양호 회장과 같이 불법을 일삼는 사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대리인 중 한 명이다.

 

▲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 성상영 기자

 

조양호 회장의 수많은 혐의들, 이사회의 침묵

연임 위해 필요한 66.67%결코 쉽지 않아

 

김 변호사가 가장 중시하는 점은 이사회의 독립이다. 그는 독립적 이사(independent director)’가 우리나라에서 사외이사로 두루뭉술하게 번역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 기업의 기본은 이사들이 회사의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현대기업의 원칙과 거리가 멀다. 조양호 회장의 숱한 배임·횡령 혐의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침묵했다. 이사회가 제 기능을 했다면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킬 수도 있을 사안이었다.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씨의 변호사 수임료 17억원을 회사 돈으로 충당하고,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납품업체들로부터 196억원 상당의 통행세를 받았다. 일감몰아주기와 사무장 약국운영으로 약사법을 어긴 점들 모두가 조 회장이 받는 혐의다.

 

여기에 이명희·조현아·조현민 세 모녀의 상식을 넘어선 갑질까지 더해지면서 직원들은 물론 온 국민이 분노했다. 대한항공의 주주들은 오죽했을까. 이른바 ‘CHO리스크에 기업 투자가치가 곤두박질 칠 때마다 쓴물을 삼켜야 했을 것이다. 김남근 변호사는 해외투자자와 소액주주들로부터 꽤 많은 위임장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총에 참석한 주주 3분의 2의 찬성을 끌어내야 한다. 입맛에 맞는 이사들로 이사회를 채우려고 선임 요건을 까다롭게 만든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것이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의결권 자문회사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국내 투자자들도 그 입장을 따른다면 연임이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 김남근 변호사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사 앞에서 열린 ‘3개 연금공단의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익편취 기업가치 훼손 언제까지 지켜보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 성상영 기자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포기 의문

지금이라도 연임 반대 입장 명확히 밝혀야

 

여기서 국민연금의 역할이 핵심으로 꼽힌다. 아쉽게도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않겠다고 결정했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란 이사의 선임과 해임, 정관 변경 등에 개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회사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할 때 적용되는 ‘10% 이 문제였다. 6개월 이내 단기매매차익 반환에 관한 자본시장법 제172조가 그것이다.

 

하지만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그는 과거 6개월 치 매매차익을 반환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선언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선언하고, 앞으로 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으면 된다는 뜻이다. 과거가 아닌 미래에 적용된다는 것.

 

김 변호사는 오해의 시작점으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지목했다. 김 변호사는 수탁자전문책임위원회(수탁자전문위)에서 복지부 측이 100억원 가량을 반환해야 한다고 계산해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의도적이었든 (규정을)잘 몰랐든 실제로 단기매매를 했든 모두 문제라며 감사원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이 할 일은 주총에서 연임 반대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322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7%를 갖고 있다. 29.96%의 지분을 보유한 한진칼에 이어 2대 주주다.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33.35%.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고,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나오거나 위임장을 통해 여기에 동조한다면 조양호 회장의 연임 저지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김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주총 당일 연임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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