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술품 감정, 다변화가 필요하다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19/03/22 [10:37]

[기자수첩] 미술품 감정, 다변화가 필요하다

박명섭 기자 | 입력 : 2019/03/22 [10:37]

천경자, 이우환 등 유명 화가들의 위작논란 이후에도 미술계의 미술품 감정방식이나 감정기관은 개선이나 발전 없이 제자리 걸음이다. 

 

미술품의 감정방법은 △안목감정 △제작연대(종이) 측정 △필적감정 △유형별 분석 △안료분석 등으로 대별되며, 각각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안목감정은 미술품 감정단을 구성해 감정하는 방법으로,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구성 인사나 미술품 감정전문가를 중심으로 감정단이 꾸려지고 있다.

 

안목감정의 문제점은 이해관계인 또는 그 분야 최고전문가 등을 일부러 참여시키거나, 고의로 누락시켜 공정성을 기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또한 식견이 없는 인사를 참여시켰을 경우, 큰 파문이 예상될 수 있다. 실제 감정위원 중 결론에 반발하여 서명 거부 상황도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둘째로 종이 제작연대 측정은 전문 종이 연구소 및 기관인 종이박물관이나 특수지 생산업체, 기타 제지업체 등의 재료들이 사용되고 있다. 

 

종이 제작연대 측정은 오차가 심해 짧은 연대의 종이분석에는 사용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종이의 원재료인 펄프는 건조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는 좁은 기공 때문에 충분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없지만, 습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는 넓은 기공을 통하여 수 십 년에 걸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특징을 보인다.

 

탄소의 반감기는 무려 5,507년이기 때문에 방사성 동위 원소인 14C의 생성에는 수 십 년이 걸리므로 극미량의 오차에도 수 십 년의 오차가 생길 수 있어 오차범위가 가능한 책이나 그림 등의 감정에 주로 사용된다.

 

다음으로 필적감정은 자유로운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품의 경우 어려움이 많이 따르며, 기본적으로 한 문장 이상의 긴 문장이 있어야만 필적을 비교 감정하여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적인 정확성과 일치성은 기대할 수 없다.

 

필적감정의 경우, 불균형적인 굴곡이 어느 부분에 있는지, 시필과 종필 부분이 어느 부분에서 부자연스러운지를 명확하게 밝혀야만 되는 상황이다.

 

또한 유형별 분석은 전사기법, 채색방법, 필력 등을 유형별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작가들의 수많은 도상연습이 이의 기초가 된다.

 

유형별 분석의 경우, 전체 그림에서 자연스럽게 개별적인 대상물들이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을 분석 재료로 추출할 수는 있으나, 개별도상 발췌논리의 도그마에 사로잡혀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

 

끝으로 안료분석은 시료(안료)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기준작(진품)과 감정의뢰 작의 시료를 일부 채취하여 분석하기도 한다.

 

현재 미술품 감정은 문제점이 많은 안목감정과, 상당량의 기준작과 사인판 등을 확보한 이후에만 감정(판정)이 가능한 현실적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는 국과수 감정 등 초보적인 단계인 바, KAIST나 대학연구소 등 감정기관의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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