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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수2명, 사람잡는 ‘국가모기방역’ 10년 간 독점

L모 교수 방역교육에 ‘가습기살균제·살충제계란’ 주범 물질들, 살충제로 뿌려져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3/12 [10:01]

[단독] 교수2명, 사람잡는 ‘국가모기방역’ 10년 간 독점

L모 교수 방역교육에 ‘가습기살균제·살충제계란’ 주범 물질들, 살충제로 뿌려져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3/12 [10:01]

우리나라가 모기방역 부문에 있어 수년간 친환경 선진방역을 채택하지 않고 환경호르몬이 범벅된 농약성분 살충제를 뿌려왔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문제는 ‘방역교육’에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수년간 정부가 진행해온 방역교육은 대부분 K대학의 J모 박사와 L모 교수가 전담해 맡아왔는데, 이중 L모 교수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용역과제 명목으로 수억원의 용역비를 받아왔으며 과거 ‘주요전염병 매개모기 방제관리 지침’ 작성에까지 참여하며 농약성분 살충제 사용을 사실상 조장·방조해왔다. 

 

J모 박사는 매년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방역교육에 핵심인물로 참여하며 교육을 진행해왔는데, 수년간 중앙통합방제시스템을 운영하며 정기적 교육을 실시했음에도 독성이 가득한 농약성분 살충제가 국가예산으로 구입돼 뿌려졌다는 점에서 ‘직무유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연도별 지자체 대상 모기방역 교육현황. 동그라미 표시가 된 특정인물 두명이 거의 매년 전담해서 교육을 맡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 박영주 기자

 

앞서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매개체방역관리과는 모기 방제를 위해 매년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방역교육을 진행해 왔는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대부분의 교육을 K대학의 J모 박사와 L모 교수가 전담해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L모 교수는 매번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해온 ‘주요전염병 매개모기 방제관리 지침’의 저자로 국가방역사업에 뿌리 깊게 관여해오고 있었다. 

 

이들은 △각종 해충방제요령 △살충제 안전사용 △살충제 저항성 △방제방법 △흰줄숲모기방제교육 등 담당자들을 상대로 한 방제핵심 교육을 전담해왔는데, 매년 전국 보건소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 빠지지 않고 그 이름을 올리며 국가 모기방역 사업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가습기살균제·살충제계란 주범 물질들, 살충제로 뿌려져

전문가 L모 교수, 10년간 모기방제 관련 용역과제 독점 

 

눈여겨볼 점은 이들의 교육이 중점적으로 진행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각 지자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방역약품이 1위가 데카메트린, 2위가 비펜스린이었다는 점이다. 

 

두 성분은 각각 1급 어독성물질과 2급 발암의심물질로 분류돼있어, 교육이 진행되고도 이러한 성분이 많이 사용됐다는 점은 질병관리본부가 교육을 통해 해당 물질을 사용하도록 독려하거나 혹은 방조했다는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유해물질인 ‘데카메트린’은 가습기살균제 사건 당시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된 성분이다. 데카메트린은 물에 들어갈 경우 다른 생명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환경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물질이다. 데카메트린은 지난해 대한항공 청소용역 업자들의 집단실신 사고의 원인물질로도 지목되기도 했다. 

 

계란살충제 파동 당시 이름이 알려진 ‘비펜스린’ 역시도 2급 발암의심물질로써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EU에서는 이미 2013년부터 판매자체가 금지됐으며 미국환경보호청에서는 C등급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며 사용을 자제해온 위해성분이다. 

 

그럼에도 질병관리본부는 최근까지 데카메트린과 비펜스린을 모기방역에 사용해왔다.

 

이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살충제 중에서도 해당 성분은 포유류 독성이 낮은 것들”이라며 “아쉽게도 현재 농약 말고는 모기를 컨트롤할 명확한 대안이 별로 없다. 유충방제에선 대안이 있는데 성충방제는 그런 것이 없다”며 성충방제와 유충방제를 병행하는 종합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인체에 유해한 살충제 성분이 지속적으로 사용되는데도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방조하는 모양새다. 물론 질본 측은 R&D를 통해 친환경 살충제를 개발하고 있다고도 해명했지만, 가격 등의 이유로 친환경 살충제가 당장 널리 사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재로서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각 지자체의 보건소가 친환경 살충제가 아닌 농약성분 환경호르몬 살충제를 구입하는데 사용된 예산만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약 350억원, 10년 이상 사용된 예산만 3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수백억원의 국민세금이 농약성분 살충제 구입에 사용된 셈이다. 

 

지금까지 국가방역사업은 소수의 전문가가 거의 전담하다시피 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해성이 있는 농약성분이 전국에 뿌려지면서 왜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친환경 방제를 하지 않았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각 지자체의 모기방제약품 구입 내역. 2013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적으로 약 350억원의 농약성분 환경호르몬 살충제 구입에 예산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 박영주 기자

 

▲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K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용역과제 계약을 독점적으로 맺어왔다. 그결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7억원 상당의 계약금이 흘러들어갔다.   © 박영주 기자

 

뿐만아니라, 교육을 전담하고 지침까지 만들며 수년간 국가방역사업을 전담해온 이들 중 L모 교수는 매년 수천만원에 달하는 연구용역비와 사업비를 받으며 예산을 낭비해왔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질병관리본부 용역과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질병매개곤충과와 매개체분석과에서 K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 흘러들어간 연구과제 계약금액은 2012년 5500만원을 시작으로 △2014년 5500만원 △2015년 6000만원 △2015년 1억4000만원 △2016년 9000만원 △2017년 1억4000만원 △2018년 1억5000만원으로 약 ‘7억원’에 달한다.

 

수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모기방제 최고책임자에게 흘러 들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선진방역이 늦어졌고 어린아이들은 물론 산모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 살충제가 모기방제 명목으로 오랜기간 뿌려져왔다.

 

질병관리본부, 밀어주기 의혹 부인 “전문가가 적다”

현재 성충방제보단 유충방제 독려 중…그러나 병행해야

비용문제 무시못해…친환경으로 바꾸고 싶지만 시간 걸릴 수밖에

 

억대의 예산을 쓰고도 오히려 세금으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물만 내놓은 두사람에 대해 책임추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정작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전문적인 영역이다보니 전문가인 그분과 일을 많이 했다. 다른 전문가분이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고, 공고에 지원해서 평가를 거친 전문가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해당 교수는 지난해 고령을 이유로 퇴직했기 때문에 더이상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질본 감염병매개체 관련 부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방역교육 내용도 (성충용) 연막소독이 적합한 방제방식은 아니라는 것이 전제다. 서식환경 등에 따라 유충방제나 성충방제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어쨌든 해외에서는 유충방제의 비중이 국내보다 훨씬 높다고 유충방제 관련 교육을 우선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해 교육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성충방제를 독려해왔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간혹 성충방제와 관련한 연막소독을 교육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야간에 특정시간대에 해야한다는 점과 하수구나 밀폐된 공간에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항이 있는 부분을 가르쳐주는 것이다”라며 “연막소독이 좋아서가 아니라 굳이 하려면 조건을 갖춰달라고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은 “저희도 살충제라는 화학약품을 계속 뿌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으니, 현재 R&D를 통해 균을 이용해서 성충을 죽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다만 친환경 살충제를 쓰다보면 필연적으로 고비용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보니 비용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전부 친환경으로 바꿨으면 하지만 모든 것이 일순간에 바뀌기는 어렵지 않나. 최근들어서 조금씩 유충방제 개념이 늘어나고 있으니 시간이 걸리는 점을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해 향후 친환경 살충제를 적극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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