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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작은 모습으로 사는 법 / 박종해

서대선 | 기사입력 2019/03/11 [08:37]

[이 아침의 시] 작은 모습으로 사는 법 / 박종해

서대선 | 입력 : 2019/03/11 [08:37]

작은 모습으로 사는 법

 

<초명>이라는 눈에 잘 띠지 않는 아주 작은

날벌레가 있다.

모기의 잔등에 열 마리가 올라타도

모기는 무엇이 제 잔등에 앉았는지

전혀 모른다고 한다.

 

백보 밖의 먼지, 티끌도 볼 수 있다는

아주 눈이 밝은 <자우>라는 사람도

그 날벌레를 볼 수 없다고하니

그 작디작은 모양새를 알만 하지 않은가.

 

이 세상에 이처럼 세인의 눈에 띠지 않게

산다면

무슨 갈등과 거침이 있겠는가.

 

제 모습을 나타내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 시대에

나도 초명같이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날아다니며

작게, 아주 작게 제 모습을 감추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 ‘OOO 유투브 시청하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대뜸 묻는다. 고개를 가로로 흔들자 ‘요샌 유투브가 대세야’. 최근 방송에 나와 자신들의 정치적 논리를 주장 하던 사람들이 유투브로 자리를 옮겼다. 유투브의 순기능이라면 국민들과의 소통이 가까워질 수 있고, 궁금했던 사회적 이슈를 더 심도 깊게 이해시켜주는 새로운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걸러지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도 쏟아냄으로써, 진실여부에 대한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없는 단점도 노출되고 있다.

 

유투브가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기존 사회 속에서 갖추어야 할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억지로 자신을 맞출 필요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을 알리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유투브 세상이다. ‘인싸’ 란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인싸템, 인싸춤, 인싸어’ 등의 인싸 문화를 공유하며, 소속감과 인정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초명(焦螟)”은 모기 눈썹에 집을 짓고 사는 벌레로 ‘소가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 사이’에 일생을 마친다고 한다. 우리 인간의 모습도 우주 전체에서 본다면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에 붙어사는 먼지와 같은 존재이다. 무한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인간의 수명도 어쩌면 “초명”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인정욕구에 목이 말라 “제 모습을 나타내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이/세상을 어지럽히는 이 시대에”, 아주 “작은 모습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 사는 곳은 어딜까.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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