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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태극기 수난시대…이스라엘기·성조기에 묻힌 우리 국기

극우단체들, 대한문 인근 대규모 집회…일반시민들 향해 "빨갱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3/01 [18:21]

3·1절 태극기 수난시대…이스라엘기·성조기에 묻힌 우리 국기

극우단체들, 대한문 인근 대규모 집회…일반시민들 향해 "빨갱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3/01 [18:21]

극우단체들, 대한문 인근 대규모 집회…일반시민들 향해 "빨갱이"

3·1운동 100주년에 성조기와 이스라엘기…곳곳에서 충돌 빚어져

지나가는 학생들 붙잡고 "얘기 좀 들어보라" 시민들 눈살 찌푸려

 

▲ 3·1운동 100주년 행사가 열린 3월1일 서울 종로구 대한문 인근에서 극우단체들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깃대에 이스라엘기와 태극기를 같이 붙여 들고 있다.    © 박영주 기자

 

3·1운동 100주년 행사가 열린 3월1일 서울 종로구 대한문 인근에서 극우단체들은 박근혜 석방 등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향한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당초 극우단체들은 광화문에서 이러한 집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대한문 쪽에서 집회를 열었다.

 

문제는 해당 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깃대에 이스라엘기나 브라질기·성조기를 붙여서 같이 흔들었다는 점이다.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선조들을 기리는 3·1절에 태극기와 성조기 혹은 이스라엘기 등을 같이 흔드는 행태는 명백히 3·1운동 정신을 모욕하는 행위이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광화문 곳곳에서는 독립유공자 단체나 3·1운동 기념 단체 소속 회원들이 성조기나 이스라엘기를 붙인 태극기를 든 이들에게 "뭐하는 짓이냐", "3·1절에 부끄럽지도 않나", "친일 매국노들", "태극기를 모욕하지 말라"며 맹비난을 퍼붓는 장면이 목격됐다. 

 

하지만 되려 극우단체 회원들은 "빨갱이". "종북좌파" 등의 단어를 내뱉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러한 모습에 아이들과 함께 광화문으로 나왔던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 3월1일 극우단체의 집회에서 태극기와 브라질기가 같이 휘날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입구에 누군가가 '사기탄핵무효'라고 써놓았다.   © 박영주 기자

 

공공기물을 훼손하는 행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날 건물 외벽이나 계단 등에 '사기탄핵반대'를 쓴 이들이 있었으며 극우단체 집회에서는 먹다남은 음식물을 그대로 바닥에 버리는 광경도 목격됐다. 행사 참여를 위해 시청 쪽으로 향하던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잠깐만 이야기 좀 들어보라"며 회유하는 모습도 빈번하게 보였다.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는 2시30분부터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극우단체 회원들이 대한문 쪽에서 행진을 시작하면서 갈등은 고조됐다.

 

사전에 출동한 경찰이 기념식 참석자들과 극우단체의 행진이 섞이지 않도록 분리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극우단체 회원들은 "빨갱이들이 무슨 태극기냐", "정신들 차려라", "문재인을 탄핵하라"라고 외쳤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아이들과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려고 나왔는데, 문재인 탄핵 운운하면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같이 흔드는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다. 아까 다른 어린아이들이 의미도 모른채 성조기를 같이 흔들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3·1절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어른이 할 행동인지(묻고 싶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다른 여중생들 역시 "뭐하는 사람들인가 싶어서 쳐다보고 있었는데, 눈이 마주치니까 학생들 잠깐 와보라고 하면서 문재인이 굉장히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무서워서 피했는데 계속 쫓아오길래 경찰아저씨한테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말하며 "3·1운동 100주년인데 성조기가 나오고 박근혜 석방을 이야기 하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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