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노조 "임금 동결에 채권단 무시까지…서러워"

8년째 임금 동결, 물가상승률 비교하면 사실상 ‘삭감’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9/02/22 [18:10]

현대상선 노조 "임금 동결에 채권단 무시까지…서러워"

8년째 임금 동결, 물가상승률 비교하면 사실상 ‘삭감’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9/02/22 [18:10]

8년째 임금 동결, 물가상승률 비교하면 사실상 ‘삭감’

사측의 ‘변동성과급 도입’ 취업규칙불이익 해당

‘경영정상화’라는 미명 하에 KDB산업은행은 ‘점령군 행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현대상선지부(이하 현대상선 노조)가 사측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변동성과제에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은 8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물가상승률에 비춰볼 때 사실상 연봉이 삭감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더욱이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라는 미명 하에 KDB산업은행이 노동법 및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있어 향후 갈등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 노조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기자단담회를 개최했다. 현대상선 노조에 따르면 사측인 현대상선은 지난달 25일 지급한 급여에서 임원·팀장급 급여를 각각 10%, 5% 공제했다. 

 

사측은 조직과 개인의 성과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지난 21일 해당 직급의 직원들에게 설명 자료 및 동의서 작성 안내 메시지를 송부하고 22일 두 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실시했다.

 

사측이 시행하는 변동성과급은 ‘2019년 1년 동안 매월 급여의 5%를 반납하여 연말 평가에 따른 등급별 가중치를 배분하는 것으로 평과 결과에 따라 ’20년 1월에 약 70%에게는 100%, 150%, 200% 지급되며, 약 30%에게는 50%, 0% 지급된다‘는 내용이다. 

 

▲ 발언하는 김태훈 사무금융노조 현대상선 지부장 (사진제공=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현대상선지부)    

 

현대상선 노조는 “근로기준법에 의거 성과급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의 실시로 인해 유불리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현대상선 지부장은 “변동성과급 동의와 관련해 사측은 팀장 및 임원급이 자발적으로 서명했다고 주장하지만 ‘동의 못하는 팀장들은 자리에서 내려와라’라고 사측이 압박하는데 어느 팀장이 동의를 안 하겠냐”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이번 변동성과급은 분명 삭감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며 “언제든지 일반 직원도 팀장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직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영수 부지부장은 “외부에선 5% 밖에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왜 이렇게 민감하냐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업계 중견 선사대비 연봉 수준이 20% 미만이다. 여기에 동결된 연봉으로 8~9년을 버티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니 명확하게 취업규칙불이익 변경에 해당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현대상선에서 임원과 팀장은 노조 가입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사측이 임원 및 팀장에게 제시한 동의서는 오는 2020년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변동성과급을 도입할 예정이라 참고 돼 있다. 

 

현대상선 노조는 “변동성과급의 도입 절차 및 적법성 유무를 차지하더라도 이번 변동성과급 도입이 과연 자율과 창의, 개성을 존중하여 결국 조직 활성화와 생산성 향상을 기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되물었다. 

 

현재 현대상선 노조는 지난 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사측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의 노조 무시에 분노한 현대상선 노조

‘경영정상화 미명’ 아래 점령군 행세

오히려 현대상선 임직원 사기 떨어트려

 

현대상선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변동성과급 강행 외에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무시를 당하고 있다. 

 

김태훈 지부장은 “회사 사정을 감안해 미지급 연차수당과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을 중점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도 이조차 수용되지 않고 있다”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경영위기를 앞세워 노사 자율교섭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사진제공=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현대상선지부)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노사가 협의 혹은 합의안 임단협과 관련해 번번이 훼방과 무시로 대응했다. 현대상선 노조에 따르면 2017년 임금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시 현대상선 노사가 합의한 사안에 대해 거절했다. 이에 현대상선 노조가 면담을 요청하자 ‘영업 적자인 기업이 단체 협약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문전박대했다. 

 

2018년 임금교섭 당시 법으로 정해진 사안에 대해 노사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산업은행은 ‘법을 어기는 사안(연장근로수당 미지급, 연차휴가 미보상) 등에 대해 노조 측에서 고발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한 보상을 할 필요 없다’고 배짱을 부렸다. 

 

노조의 주장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상선 직원들을 ‘쌀독의 쥐’라고 표현하며 경영적자를 이유로 현대상선 임직원을 모욕했다. 툭하면 ‘모럴해저드’ ‘혁신마인드 실종’ 등을 언급하며 강제 퇴출도 가능하다는 기자회견으로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있다. 

 

이러한 이 회장의 발언에 분노한 현대상선 노조는 “절박한 우리에게 그래서 오늘도 그 무거운 부담을 한 가득 짊어지고 가는 그런 우리에게 누가 안이하다고 폄훼할 수 있냐”며 “공적 자금 투입의 근본적인 이유와 목적은 현대상선의 임직원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의 해운업을 위함”이라며 “국책은행의 관리 대상이라는 이유로 해당 구성원들을 함부로 대하고 처우할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의 발언과 8년째 동결인 임금, 가장 기본적인 노동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회사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젊은 직원들의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영수 부지부장은 “임금이 오랫동안 동결이 돼 상징적으로 1만원만 올리자고 사측에 주장한 적이 있다. 1만원을 올림으로써 신입사원 및 젊은직원들에게 ‘회사가 정상화되면 남부럽지 않게 대우해주겠다’는 약속을 던지려 했다”며 “하지만 이 마저도 묵살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향후 현대상선 노조는 현대상선 직원들이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한 연차수당 및 시간외 근로수당에 대해 합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 관리·감독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정상화에 맞춰 그에 따른 현대상선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노사의 문제는 ‘노사’의 관계지 우리가 언급할 위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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