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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나투어라더니 ‘화나투어’… 부실 영어캠프 ‘분통’

하나투어 ‘팔고 보자’식 영업에 속 타는 ‘맘’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2/18 [09:15]

[단독] 하나투어라더니 ‘화나투어’… 부실 영어캠프 ‘분통’

하나투어 ‘팔고 보자’식 영업에 속 타는 ‘맘’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2/18 [09:15]

부실투성이 괌 영어캠프 자녀 보기 민망할 정도

곰팡이가 덕지덕지, 비품 낡고 더러워 사용불가

명문 사립이라더니 “90년대 시골분교 보는 듯

할 만큼 했다는 하나투어 고객 개인차 있는 것

 

국내 1위 여행업체 하나투어가 이번 겨울방학을 맞아 판매한 해외 영어캠프 상품이 홍보 내용과 달리 부실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나 엄마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도 하남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초등학생 딸과 함께 미국 괌으로 영어캠프를 갔다가 울화만 치민 채 돌아왔다. 부실한 시설과 열악한 현지 학교 탓에 하나투어 측을 상대로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애만 태우고 있다.

 

▲ 하나투어가 A씨에게 판매한 상품은 1월 한 달 동안 미국 괌 현지 학교를 다니며 영어로 수업을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쳐)

 

하나투어가 A씨에게 판매한 상품은 1월 한 달 동안 현지 학교를 다니며 영어로 수업을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여느 엄마들과 같이 자녀 교육이 고민이던 A씨는 비행기로 4시간 거리에서 미국 명문학교의 교육을 체험할 수 있다는 상담원의 말에 이끌렸다.

 

상품을 소개한 자료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동일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하는 괌 최고의 명문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방과 후에는 엄마가 옆에서 아이를 돌봐주고 직접 밥을 차려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A씨는 무엇보다 상품을 판매한 곳이 하나투어라는 사실에 믿음이 갔다.

 

엄마와 자녀가 함께 괌에서 한 달을 보내는 비용은 885만원. 별도인 항공료를 합해 1천만원에 달하는 큰돈이었지만, A씨는 딸에게 방학이나마 외국에서의 생활을 경험하게 해주려고 남편과 상의 끝에 괌으로 향했다.

 

취사 가능말만 믿고 낭패, 수저까지 자부담

명문학교라더니… 일주일 만에 등교 포기한 딸

 

숙소에 도착한 A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처음 안내를 받았던 것과 달리 상황이 너무 열악했다.

 

프라이팬, 냄비를 비롯한 각종 식기와 조리도구는 곳곳에 흠집이 나고 얼룩이 껴 도저히 음식을 할 수 없었다. 숙소에 취사가 가능해 아무 것도 갖고 갈 필요가 없다는 말만 믿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결국 A씨는 도보로 20분 가량 떨어진 마트에 가서 한 달간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자비로 구입해야 했다.

 

다른 비품의 상태도 나빴다. 에어컨에서는 시커먼 먼지가 가득했고, 냉방 중 맺힌 물방울이 벽 콘센트 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냉장고는 문이 닫히지 않아 교체를 받았지만, 새로 들어온 냉장고는 냉동실과 구분이 안 돼 있어 식재료를 다 버려야 했다. 냉장고가 놓여있던 자리는 냉기가 새어나오면서 생긴 습기로 곰팡이가 뒤덮었다.

 

▲ 기름때와 그을음이 낀 데다 바닥 코팅이 벗겨져 음식을 조리할 수 없는 수준의 프라이팬(왼쪽)과 곰팡이가 잠식한 주방 벽면(오른쪽). (A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숙소도 문제였지만 A씨의 딸이 배정받은 학교 역시 처음 설명과 달랐다. ‘명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지 학교의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현지 학교를 90년대 우리나라 시골 분교와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품 소개에 나온 스쿨버스는 있지도 않았고, 체력 단련을 위한 피스니스 수업은 시공한 지 오래돼 곳곳이 패인 콘크리트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급식은 1회용 접시에 맨밥 한 덩이와 반찬 두어 가지만 담긴 채 나왔다. 게다가 위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A씨는 아이가 점심을 먹으면 냄새를 맡고 파리 떼가 모여 든다고 말해 걱정이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A씨의 딸은 등교 일주일 만에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현지 교민들로부터 사정을 전해들은 A씨는 당장 귀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민들조차 그 학교는 교민들도 아이를 안 보내는 학교라는 반응이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A씨는 하나투어 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는 환불을 해줄 것처럼 해놓고 다시 전화가 와서는 캠프 계약서에 싸인을 했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계약서에 싸인을 해야 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 시공한 지 오래돼 곳곳이 패인 콘트리트 바닥에서 체육 활동을 하는 아이들(왼쪽)과 닭고기, 콩 몇 조각, 맨밥이 전부인 현지 학교의 부실 식단(오른쪽). (A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상품 판매한 하나투어 노력했지만 개인차 있다

하나투어 믿고 계약, 충분한 사과·보상 이뤄져야

 

해당 상품은 하나투어와 유학업체가 제휴를 통해 출시한 것이다. 하나투어가 상품을 팔면 유학업체가 일정 진행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A씨는 “(하나투어가)직접 룸 컨디션을 보고, 명문학교가 맞는지 확인한 후에 상품화를 했어야 맞지 않느냐하나투어를 믿고 계약한 소비자는 뭐가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하나투어의 이러한 영업방식은 과거에도 숱한 피해자를 낳았다. 2014년 말 하나투어의 여행상품을 구매해 신혼여행을 떠났던 부부의 방을 리조트 직원이 훔쳐봤다가 적발됐는데, 당시 하나투어 측은 일정을 진행한 랜드사(하청업체)에 책임을 미뤘다. 2017년 여름에는 태국으로 여행을 떠난 일가족이 상품에 포함된 일정이 누락된 것도 모자라 현지 가이드로부터 상품 구입을 강요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하나투어 측은 문제가 있었던 것 맞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냉장고는 결국 새 제품으로 넣어드렸고, 조리도구 같은 경우도 새로 구입해서 드렸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거부하셨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의 말은 달랐다. 유학업체 측 담당자가 조리도구를 사줬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인덕션용이 아니어서 사용을 못했다냄비나 프라이팬을 한 번 사용하면 바닥이 다 눌어붙어서 타는 냄새가 올라왔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투어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한 데 대해 본사 차원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해를 입은 부분, 특히 학교 교육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투어 측은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앞선 관계자는 “(A씨가)보상을 말씀하셔서 기본적인 숙소가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30만원의 보상금을 제안해드렸는데 수용을 못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불만율은 채 1%가 되지 않는다라며 고객들의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원만히 합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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