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봐주기’ 있었다…거래소, 삼성바이오 졸속심사 논란

삼바에 불리한 부채비율 규정 감추고 형식요건만 심사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1/28 [11:34]

‘삼성봐주기’ 있었다…거래소, 삼성바이오 졸속심사 논란

삼바에 불리한 부채비율 규정 감추고 형식요건만 심사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1/28 [11:34]

삼바에 불리한 부채비율 규정 감추고 형식요건만 심사해

자본잠식상태 상장 문제없다는 결론…질적 심사요건 충족 못해 

상장 예비심사 통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나온 삼성봐주기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불리한 부채비율 규정은 감추고 형식요건만 심사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2016년 말 공모로 조달한 자본에 힘입어 자본잠식을 탈피했다는 이유로 상장요건을 만족한다고 판단한 것인데, 자본잠식 상태에서 공모가 진행된 경우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삼성봐주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의원은 28일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실질심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완전자본잠식상태 상장’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질적 심사요건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는데도 기심위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에서 지적받은 분식을 반영한 수정 재무제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부채는 불변이고 자기자본은 약간 감소했으며 2015년 들어 자본총계가 약 62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6년 말에는 공모로 조달한 자본에 힘입어 자본잠식을 탈피했다. 

 

거래소 기심위는 공모 후 자기자본이 9000억원이 돼 형식적 상장요건인 자기자본 2000억 이상을 충족한다고 설명했지만, 상식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회사가 정상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거래소의 답변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물론 부분자본잠식상태에서도 상장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다.

 

이학영 의원은 삼성바이오의 수정재무제표가 상장요건을 충족한다는 거래소의 판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은 상장요건을 ‘형식적 상장요건’과 ‘질적 상장요건’으로 구분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지침은 질적 상장요건으로 ‘최근 사업연도말 또는 최근 분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300% 미만’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직전 연도 말인 2015년은 물론, 직전 분반기 말인 2016년 6월말 기준으로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여서 부채비율은 계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사실상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정 재무제표가 질적 상장요건을 만족하지 못함에도 형식적 상장요건만을 심사해 상장요건을 만족한다고 판단한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심사위원회 역시도 이를 문제없이 받아들였는데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분식을 반영해도 상장이 가능하였는지를 물었으나, 거래소는 형식 상장요건을 충족했다고만 답변했고 부채비율이 300% 미만이어야 한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행정소송 진행 이유로 최대주주 및 경영진 불법행위 심사 면죄부

경영투명성 판단 역시도 다른 기업 대비 '봐주기'

이학영 의원 “제대로만 했으면 고속 상장재개 없었을 것”

 

또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지침은 최대주주 및 경영진의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서 심사하도록 돼있지만 기심위는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명확히 심사하지 않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 및 경영진의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주게 됐다.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도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년간 4조5000억 규모의 고의분식이 있었음에도 경영 투명성에 대해 ‘일부훼손’ 정도로만 판단했다. 이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경영투명성에 심각한 훼손을 판정받은 다른 기업의 분식규모가 3년간 156억에 불과한 것에 비추어보면 지나치게 가볍다. 

 

이 의원은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정 재무제표가 당시 상장요건을 만족하지 못함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불리한 규정은 숨기고 유리한 규정만 내세워 기심위를 통과시켰다”며 “상식적으로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회사가 상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한데도 기심위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심사했다면 사상 유래없는 고속 상장재개라는 결정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외부는 물론 당사자에게도 결정과정과 내용을 알리지 않는 깜깜이식 기심위 심사가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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