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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꾸로 돌려버린 '남혐·여혐'

'이수역 폭행사건' 남녀갈등 프레임에 낚여버린 여권신장운동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8/12/06 [11:49]

시간을 거꾸로 돌려버린 '남혐·여혐'

'이수역 폭행사건' 남녀갈등 프레임에 낚여버린 여권신장운동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8/12/06 [11:49]

“남자 넷이서 여자 둘을 폭행해 입원중입니다. 도와주세요”

 

얼마 전 이수역 폭행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SNS에는 머리를 크게 다친 증거사진과 이 같은 글이 올라왔다. 이수역 폭행사건이 남녀갈등으로 번지는 순간이었다.

 

남성 가해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은 수십만 명을 돌파했고, 경찰은 현장 촬영 영상등을 검토해 일방적인 폭력이 아닌 쌍방폭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겠다는 매뉴얼까지 언론에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Image Stock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게 남녀차별 혹은 혐오 갈등으로까지 번질 문제였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자세한 내용은 당사자들과 경찰조사에 의해 어느 정도 밝혀지겠지만 술집에서 술 취한 사람들 간의 분쟁일 뿐인데요.

 

하지만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은 ‘여자이기 때문에 당했다’라는 프레임을 의도해 글을 작성한 것처럼 포장하고, 여기에 청와대 청원은 물론 각종 커뮤니티와 온라인 게시판에는 여자이기 때문에 불합리한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으로 남녀 간 혐오가 극단으로 치닫게 됩니다.

 

역사는 이야기 합니다. 맞서 싸우고, 투쟁하고 희생을 치르고, 그렇게 세상은 변해간다고. 마찬가지로 여성들이 불편한 목소리가 세상에 외쳐질수록 세상은 공정해지는 게 맞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남녀문제를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합니다. 애초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었고 그로인해 사회적 피해를 입고 있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모두가 알고 있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성은 피해자가 아닙니다. 남성도 가해자가 아닙니다. 단지 그렇게 세상이 흘러왔고 이제 여성은 내가 가진 능력만큼, 욕심만큼, 나의 가능성을 제대로 발휘해보고 싶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최근 익명이라는 온라인공간을 이용해 자극적이고 피해의식에 집착하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등장하고 조직화되면서 여성의 인권 문제가 아닌 ‘남자혐오’를 사회적 문제로 대두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여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여혐 사이트들이 존재하기는 했습니다만, 이들은 남성들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한데다 사회적으로 이슈를 끌기에는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음성화된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모든 부분에서 다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남녀평등은 남녀가 다름을 인정하면서 사회적 지위, 대우, 권리, 의무 등을 ‘평등’하게 맞추자는 운동입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피해’만을 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인권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은 꾸준히 높아져 왔습니다. 저변에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왔던 많은 이들의 행동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여성운동의 필요성과 정당성은 사회적으로도 충분히 공론화 되고 있고, 이런 문제를 남녀가 함께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게 일제강점기,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그리고 지금.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위치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더 바뀌어야 합니다. 

 

더 많은 목소리와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의 인식은 가만히 바뀌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여성 혼자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남녀가 함께 두들기고 당기고 밀쳐내야 하는 일입니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함께 하기에도 갈 길이 먼데 서로 물고 뜯는 진흙탕 싸움을 한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문제입니다. 혹자는 ‘남혐 프레임’ ‘여혐 프레임’ 조차도 세상이 바뀌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이 바뀌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도 살펴봐야하지 않을까요.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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