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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LCD 직업병 11년 만에 공식 사과

김기남 대표이사 직접 사과, 보상 계획 발표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8/11/23 [14:31]

삼성전자, 반도체·LCD 직업병 11년 만에 공식 사과

김기남 대표이사 직접 사과, 보상 계획 발표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8/11/23 [14:31]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태 11년만에 종지부

김기남 고통받는 직원들께 진심으로 사과

보상업무 3자에 위탁·산안기금 500억 출연

황상기 씨 유미에게 했던 약속 지켜 기뻐

 

삼성전자 반도체·LCD 직업병 분쟁이 11년 만에 삼성 측의 사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는 소중한 동료와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았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보고 받아들이려 한다며 이를 수용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2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 중재안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로 약속하고, 이행 계획을 내놨다.

 

▲ 지난 2016년 당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 설치된 반올림의 농성장 모습.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김기남 대표이사는 합의서에 서명한 후 연단에 올라 200자 원고지 6매 분량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이사는 “(삼성전자는)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 위해요인을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통 받는 직원들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그는 조정위원회 중재안의 세부 이행 계획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보상업무를 반올림과의 합의에 따라 제3의 독립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한다. 또 보상위원회 위원장에 조정위원장이었던 김지형 전 대법관을 지명하고, 오는 2028년까지 차질 없이 보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 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한다. 마지막으로 중재안에 명시된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 500억원을 안전보건공단에 위탁하기로 했다.

 

이에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면서도 다소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삼성전자의 사과가 11년간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속고 모욕당한 일이나 가족을 잃은 아픔에 비하면 충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간의 소회를 나타냈다. 다만 보상 대상을 기존 삼성전자의 안보다 대폭 늘리고 저희가 미처 알리지 못한 분들도 포괄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500억원 기탁에 대해서는 칭찬받아야겠지만, 노동자들이 땀 흘려 번 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 직업병 사태에 대한 관계당국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애초에 산업재해 보상을 받기 어렵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노동자를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 보상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노동자들과 국민이 알 수 있게 산업안전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사태는 지난 2007년 삼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던 고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반도체·LCD 생산라인의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암을 비롯해 각종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린 사실이 잇따라 알려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업무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 산재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황유미 씨의 이야기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켜 기쁘다면서도 겪었던 아픔은 잊을 수 없다고 말을 맺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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