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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격랑 속 포스코, 누가 ‘강성노조’를 만드나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8/10/26 [12:21]

[기자수첩] 격랑 속 포스코, 누가 ‘강성노조’를 만드나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8/10/26 [12:21]

50년 동안 노동조합과는 거리가 있었던 포스코에 두 개의 노동조합이 생겨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가 그것들이다. 이른바 양대 노총이 포스코 조직화에 뛰어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두 노총의 이미지는 한쪽은 강성, 다른 한쪽은 온건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포스코 내부에서는 강온 프레임 싸움이 치열하다.

 

논란의 한 축인 포스코노조 비상대책위원회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외부세력(민주노총) 간섭은 안 된다거나 현대 강성노조에 해외로 공장 이전하고 국내 인건비 경쟁력 없어지고 국내 생산 줄이고 협력업체 도산한다는 말이 오가고 있다. 물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포스코노조에 대해 사측의 개입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 사측 역시 강성노조 프레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노사문화그룹 직원은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빨간띠에 죽창을 얘기했다. 모 공장장은 저근속자 소통간담회에서 민주노총 가입하면 포스코가 망한다고 말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포스코노조의 언어와 사측 관리자들의 언어가 같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어쩌면 강성노조는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민주노총은 해방 직후 결성된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 이른바 전평을 스스로 전신으로 삼고 있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1987년과 이듬해까지 이어진 노동자대투쟁이다. 조금 더 이전으로 돌아가면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을 계기로 생긴 청계피복노동조합이 있다.

 

이 무렵 노동자는 회사 측으로부터 절대적인 약자였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우리나라 강성노조의 상징처럼 됐다지만, 노동자대투쟁 이전 현대차 공장에서는 심지어 두발규제가 있었다고 한다. 관리자에게 쪼인트를 까이는 일은 일상이었다.

 

이때 노동자대투쟁을 주도했던 노동자들이 분노 어린 눈길을 돌린 곳은 회사도 아니고 노동조합이었다. 당시의 노동조합은 대부분이 오랜 기간 군사정권과 회사의 통제 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어용노조라는 말이 생겨났고, 그 반대급부로 민주노조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전국민주노노동조합총연맹의 민주노동조합은 그런 뜻이다.

 

민주노총은 태생 자체가 강성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결국 민주노총을 강성노조로 만든 장본인은 민주노총이 강성노조라고 낙인찍는 사람들이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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