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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강 건너는 누떼처럼 / 엄원태

서대선 | 기사입력 2018/10/08 [08:12]

[이 아침의 시] 강 건너는 누떼처럼 / 엄원태

서대선 | 입력 : 2018/10/08 [08:12]

강 건너는 누떼처럼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 사랑이여.

 

그것을 마라 강 악어처럼 예감한다.

 

지축 울리는 누떼의 발소리처럼

멀리서 아득하게 올 것이다, 너는.

 

한바탕 피비린내가 강물에 퍼져가겠지.

밀리고 밀려서, 밀려드는 발길들

아주 가끔은, 그 발길에 밟혀 죽는 악어도 있다지만

주검을 딛고, 죽음을 건너는 무수한 발굽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네가 나를 건너가는 방식이다. 

 

# 돌아올 때가 되었다, 늘 떠나는 그대이지만. 바람 속에 비 냄새가 난다. 우기가 시작되기 전  “지축 울리는 누떼의 발소리처럼/멀리서 아득하게 올 것이다, 너는”.

 

기다리는 것은 나의 일, 강에 묶여 있는 나는 그대처럼 떠날 수 없다. 그대가 다시 돌아 올 때마다 내 마음은 흔들린다. 지축을 울리며 달려온 그대가, 목이 마른 그대가 내 강가에서 마른 목을 축일 때, 그대를 꽉 붙잡고 저 흙탕물 속으로 깊이깊이 잠수하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것은 다시는 그대를 볼 수 없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대의 눈빛은 항상 멀리 있다. 나를 건너, 나의 강을 건너 멀리 푸른 초원을 바라보는 그대 눈은 내게 “마라 강 악어”같은 마음도 먹게 하지만, 건너시라. 나를 딛고 강을 건너시라. 

 

사랑이여, 묶어둘 수 없는 사랑이여. 기다리기만 하는 내 사랑이여. 우기가 시작되면, “우레처럼 다시 올 사랑이여”....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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